kt wiz 전민수, 김동명의 인터뷰를 끝까지 지켜 본 사연은?

▲ 김동명
▲ 김동명

kt wiz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린 지난 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kt가 10대2 완승을 거둔 이날 경기 뒤 홈 팀 더그아웃에는 외야수 전민수(27)가 홀로 앉아 있었다. 시선을 따라가보니 수훈선수 인터뷰 중인 내야수 김동명(28)이 있었다. 전민수는 “동명이형이 오늘 수훈선수로서는 첫 인터뷰인데, 눈물은 흘리지 않을까 걱정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김동명은 이날 프로 데뷔 후 잊지 못할 기록을 썼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1군 무대 첫 홈런을 때렸다. 프로 데뷔 10년 만에 터뜨린 홈런포였다. 전민수는 “얼마 전 내가 첫 홈런을 쳤을 때 동명이형이 자신도 곧 때리겠다며 축하 인사를 해줬는데, 곧바로 홈런을 쏴 올렸다”며 “그동안 함께 고생한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말했다.

 

김동명과 전민수는 고교 시절부터 ‘절친’이다. 출신학교는 다르지만 김동명이 졸업한 대구고와 전민수가 졸업한 덕수고가 동계훈련 때 숙소를 같이 쓸 만큼 교류가 활발했다. 더욱이 당시 각각 최고의 포수와 타자로 고교무대를 주름잡던 이들이었다. 자연스레 서로에 대해 할 얘기도 많았고, 함께 보내는 시간 또한 많았다. 그러나, 김동명과 전민수는 얄궂은 운명처럼 나란히 프로 데뷔 후 시련을 겪었다. 부상에 발목 잡히며 재능을 꽃 피우지 못했다. 김동명은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포수 마스크를 내려놨고, 전민수는 2013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방출됐다.

 

김동명과 전민수는 2014년 kt에서 재회했다. 하지만 둘은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올 시즌도 수원이 아닌 2군 캠프가 있는 익산에서 출발을 함께 했다. 김동명은 “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익산에 내려가 숙소를 구하지 못했는데, 한 달 동안 민수방에서 머물렀다”며 “힘들 때마다 서로 버팀목이 되곤 했다”고 전했다.

▲ 전민수

2군에서 고된 하루를 마감하고 단칸방에 누워 이들이 자주 그리던 장면은 1군에서 홈런을 때리는 순간이었다. 김동명은 “2군에서는 그렇게 많이 쳤던 홈런인데, 1군에서 단 한 개도 없었다”며 “‘홈런을 치고 인터뷰를 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민수와 나누곤 했다”고 했다. 실제로 김동명은 이날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삼켰다.

 

김동명은 이제 소울메이트가 된 전민수에게 훈훈한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민수야, 아직 갈 길이 멀다. 다 이겨내서 나중에 이 힘들었던 시간을 다 추억 삼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서로에게 더 힘이 되자.”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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