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 ‘말 말 말’을 통해 본 kt wiz 국내 선발진 기상도

▲ 정대현 kt wiz제공

프로야구 kt wiz는 최근 토종 선발진을 손질했다. 시즌 초반 한 축을 담당했던 정성곤, 엄상백을 제외하고 장시환, 주권으로 그 자리를 메웠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것이 정대현-장시환-주권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국내 선발 로테이션이다. 시행착오를 겪어 구축한 선발진인 만큼 하나같이 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분명히 명과 암은 존재한다. kt 수장인 조범현 감독의 ‘말 말 말’을 통해 이들의 현재(7일 오전 기준) 입지를 기상도로 살펴보았다.

■ 정대현 - ‘구름 조금’

정대현(25)은 지난 시즌부터 선발 한 자리를 꿰찼던 왼손 투수다. 직구 평균 구속은 약 133㎞로 리그 평균인 140㎞보다 현격히 떨어지지만, 평균 시속 110㎞의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을 활용한 ‘오프스피드 피치’에 능하다. 올 시즌도 일찌감치 선발로 자리매김해 10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6.36을 기록했다. 비록 승운이 따르지 않아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지만 팀 내 토종 선발 가운데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4번)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제구가 잡히지 않는 날이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곤 한다. 최근 등판인 지난 4일 수원 LG트윈스전에서도 그는 3이닝 만에 7피안타 8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조 감독은 “공이 포수 사인대로 가야 하는데 공 하나하나가 주춤하다. 그게 실력이 아니겠느냐”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 장시환 kt wiz제공

■ 장시환 - ‘맑음’

우완 장시환(29)은 마무리 투수로 이번 시즌을 시작했다. 마무리지만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면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2~3이닝을 거뜬히 소화해 주곤 했다. 장시환은 올 시즌 19경기에 구원 등판해 1승4패 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며 kt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하지만 조 감독은 지난달 19일 장시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선발전환을 준비시켰다.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의 부상, 유망주 투수들의 더딘 성장으로 선발 운용이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장시환은 지난 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섰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2년 9월16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천354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그는 이날 5이닝 동안 공 99개를 뿌리며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1㎞를 찍는 빠른 공 외 선발로 전환하면서 새롭게 준비한 포크볼과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실점을 최소화했다. 조 감독은 “선발 투수로서 구종을 다양하게 가져간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흐뭇해했다.

▲ 주권 kt wiz제공

■ 주권 - ‘매우 맑음’

오른 투수 주권(21)은 지난 4월 외국인 투수 피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하지만 5회 징크스를 겪어야 했다. 초반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5이닝에 가까워지면 무너지곤 했다. 그럼에도 조 감독은 “팀의 미래”라며 주권을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지난달 27일 수원 넥센전에서 주권은 마침내 조 감독의 믿음에 응답했다. 9회까지 무실점(4피안타 5탈삼진)을 기록하며 완봉승을 거뒀다.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첫 승이자, kt 투수가 1군 경기에서 기록한 첫 번째 완봉승이기도 했다. 다음 등판이던 2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주권은 7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기대감을 더 키웠다. 조 감독은 “완봉승이 성장의 기폭제가 된듯하다”며 “커맨드가 좋아졌고, 완급조절에 눈을 뜬 것 같다”고 극찬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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