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이 세계 5대 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추가 인프라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공항은 지난 2월 개항 15주년을 맞아 제2도약을 위한 신(新)비전을 선포했다. 2020년까지 국제여객 5대 공항, 국제환승 10대 공항, 매출액 3조원 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인천공항은 현재 국제선 여객기준으로 세계 9위이고, 환승률로 보면 10위권 밖이다.
인천공항은 지난 2001년 개항 이후 이용객의 빠른 증가로 지난 2008년 6월 탑승동과 제3활주로 등을 증설하는 2단계 건설 사업을 끝냈다. 이어 2013년 제2여객터미널을 신설하는 3단계 건설 사업에 착수, 2017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제2여객터미널은 앞으로 늘어날 여객 수요에 맞춰 추가 확장이 가능하게 설계돼 4단계 건설 사업 대상이다.
3단계 건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이용객이 종전 5천400만 명 규모에서 7천200만 명으로 늘고, 화물처리량은 450만t에서 580만t 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저비용 항공시장 활성화 등으로 노선과 이용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시설을 확충하더라도 이를 소화하기가 벅차다.
인천공항의 여객증가 추세를 보면 2013년 4천만 명에서 2014년 4천490만 명, 2015년 4천870만 명 등으로 연 평균 9.0%씩 증가하고 있다. 연 평균 증가율을 적게 잡아 4.3%만 예상해도 오는 2020년 6천590만 명, 2025년엔 8천100만 명에 달할 걸로 예측된다. 7천2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3단계 제2여객터미널이 2018부터 운영되더라도 2022년이면 수용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시설을 신축한지 얼마 안 돼 또 다시 적체현상을 빚게 되는 거다. 그래서 항공 전문가들은 현재 공사 중인 제2여객터미널을 곧이어 확장하는 4단계 건설 사업의 시급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이 아직 진행 중이어서 추진 여부나 추진 시기 등이 불확실한 상태다.
인천공항은 이미 2014년 국제 여객수가 4천490만 명을 기록, 터미널 수용한계(4천100만 명)를 넘었으나 3단계 건설 사업 시행 적기를 놓쳐 제1터미널이 혼잡하고 여객기 연발착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곤혹스런 상황은 제2여객터미널을 운영할 수 있는 2018년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환승객을 인근 국가의 경쟁 공항에 빼앗길 수도 있다. 당시 경영진의 큰 실책 결과다. 이제야말로 실기(失期)했던 3단계 건설 사업을 교훈삼아 급증하는 여객 수요에 대비하는 선제적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 경영진의 순발력 있는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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