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위로 끝낸 인천시의회 ‘재산특위’ 반성하라

예상한대로 실망 그대로다. 인천시의회가 지난해 9월부터 가동해온 ‘재산매각 및 특수목적법인(SPC)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 9일 별 성과 없이 활동을 끝냈다. 재산매각 특조위는 시가 인천터미널 부지와 송도 6·8공구 토지 등 시유지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및 부실 매각 등 의혹과 인천도시공사 등이 지분 출자한 SPC에 대해 행정사무조사를 해왔다.

하지만 강제 수사권이 없는 특조위는 9개월의 활동기간 중 여야 위원들의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으로 하릴없이 자체 조사의 한계만 드러낸 채 관련 의혹을 속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특조위 여야 위원들의 싸움은 지난 2015년 9월 특조위를 구성할 때부터 예견됐었다. 당시 소수당인 새정연 의원들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특조위 구성 의도가 올 4월 총선을 겨냥, 같은 당 출신 송영길 전 시장을 흠집 내려는 것이라며 특조위 구성을 반대했었다.

하지만 새누리당 특조위 위원들은 송 전 시장이 주도한 수의계약에 의해 롯데가 터미널 부지를 매입하면서 특혜를 받았고, 시는 500억 원을 손해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당(총선 전 새정연을 개명)특조위 위원들은 당시 공무원 임금 지급도 밀릴 정도로 시 재정이 어려워 취한 고육지책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임 안상수 시장(새누리당)의 시 재정파탄이 도화선이 됐다며 반박했다.

또 송도 6·8공구 토지매각과 관련 새누리당 위원들은 송 전 시장이 토지리턴 조건으로 교보증권에 팔아, 교보증권이 3년 후 환매권을 행사함으로써 800억 원의 이자 지급 등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당 위원들은 이 역시 전임 안 시장의 시 재정파탄 때문에 기인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특조위는 시유지 매각과 관련 송 전 시장과 서해동 전 평가조정담당관, SPC인 인천아트센터 길학균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이들이 출석치 않아 의혹을 규명하지 못했다. 다만 이들 3명에겐 과태료만 부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특조위는 또 송 전 시장 때의 대표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SPC 조사도 혈세를 낭비한 배임 책임을 묻지 않고 재발방지 수준에서 결론짓는 데 그쳤다. 특조위의 무능 무책임이 한심스럽다.

황인성 특조위 위원장은 특조위 활동으로 시유지 매각 의혹과 SPC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SPC의 방만 경영을 근절시키는 구심점이 됐다고 했지만 낯 뜨거운 자화자찬이다. 특조위에 참여했던 위원들은 소모적 논쟁으로 끝낸 특조위 활동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이런 특조위는 앞으로 더는 있어선 안 된다.

<無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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