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_ 청소년 성범죄, 브레이크가 없다] 상. 갈수록 급증… 범행 수법 흉포화

10년새 3배 육박… 10대의 가면 뒤에 숨겨진 ‘악마의 얼굴’
2004년 752건→2014년 2천172건… 성범죄, 강도 제치고 가장 많은 ‘범죄 발생률’
성폭행도 모자라 피해 여중생에 성매매 강요까지… ‘온정주의’ 여전 기소율 낮아

옛말에 ‘아이들은 나쁜 것을 먼저 배운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청소년들의 성범죄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다. 우리 사회는 미성년자 범죄라는 이유만으로 처벌 수위도 약하고, 문제를 수면으로 드러내길 꺼린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 성범죄는 계속 급증한 것은 물론, 범행 수법 역시 성인과 비교해 뒤지지 않을 만큼 잔인해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강하게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근절되지 않는다. 청소년 성범죄는 사실상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미래다’는 말처럼 본보는 더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3차례에 걸쳐 청소년 성범죄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청소년 성범죄가 10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가 하면, 범행 수법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21일 법원·검찰·경찰 등 사법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1~2014년 전체 성인 사건 중 강력사건은 1.3~1.4% 수준이며, 이중 성폭행 등 성범죄 비율은 71%(1만5천769건)~88%(1만9천768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미성년자의 강력 사건 비율은 성인보다 2배 이상 높은 3.4%(2천610건)~3.7%(3천209건)에 달하고, 특히 이중 성범죄는 1천883건(59%)~2천172건(83%)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각종 범죄는 전반적으로 줄지만 성범죄만은 늘어나고 있다”면서 “청소년의 범죄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유독 성범죄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청소년 범죄는 성범죄보다 강도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2005부터 성범죄가 강도를 제치고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성범죄가 총 752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9년 사이 청소년 성범죄가 약 2~3배 많아진 셈이다.

 

범행 수법 역시 성인 못지않게 악랄해지고 있다. 최근 인천의 남·여 여고생이 여중생을 감금·성폭행에 이어 성매매까지 시키는 등 성인의 심각한 성범죄를 청소년들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여전히 법적 처벌을 받는 청소년은 많지 않다. 청소년 강력범죄의 기소율은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7% 수준이고, 4대 강력범죄는 ¼수준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박남춘 국회의원은 “미래를 이끌 청소년 성범죄가 늘고, 수법도 심각해진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라며 “청소년은 계도 등도 우선이긴 하지만, 지나친 솜방망이 처벌은 자칫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인엽·최성원·박연선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