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준교 (주) kt sports 사장

“프로야구 문화의 새바람… Fan을 Fun하게”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무모한 도전보다는 수입이 안정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젊은층보다 중ㆍ장년층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특히, 30년 이상을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한 학자라면 더이상 바랄게 없이 은퇴 후 편안한 노후를 생각하면서 정년을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안정된 직장과 직업을 마다하고 환갑을 넘긴 나이에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게 전혀 생소한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수원을 연고로 하고 있는 프로야구 10구단 kt wiz와 5개에 달하는 프로 및 아마추어 스포츠단을 이끌고 있는 스포츠 전문 회사 (주)kt sports의 김준교(61) 사장이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가르친 유명 디자인 전문가로서 30년 넘게 강단에 섰던 김 사장은 중앙대학교 예체능 부총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월 kt 스포츠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지난 22일 오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내에 있는 kt 스포츠 사무실을 찾아 김 사장으로부터 모두가 ‘의외’로 받아들였던 디자인 전문가에서 스포츠단 사장으로의 변신 배경과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로서의 철학, 앞으로 kt wiz를 비롯한 kt 스포츠의 운영 방안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kt 스포츠 사장으로 취임한 지 100여일이 지났다. 그동안 소회가 남다를 텐데.
A kt 스포츠는 프로야구와 프로농구, e-스포츠, 사격, 하키까지 총 5개의 프로와 아마추어 종목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 전문기업이다. 선수단과 임직원 모두 열정과 잠재력이 대단한데, 하나의 팀(One team)으로 시너지만 발휘한다면 더욱 도약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를 실현하고자 임직원과도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다. 또 우리 팀들을 응원하는 팬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지역사회와 팬들에게 큰 활력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고, 이에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됐다.


Q 디자인 전문가이자 학자로 안정된 대학 부총장 자리를 마다하고 전혀 분야가 다른 스포츠에 뛰어든 배경이 궁금하다.
A 스포츠 경영이란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을 때 생각만으로도 굉장히 설렜다.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 오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새롭고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기에 편안한 길보다는 마지막으로 ‘인생 이모작을 해보겠다’는 각오로 망설임 없이 이 길을 택했을 뿐이다. kt 스포츠로 오기 전 중앙대 예체능 부총장으로 조직을 이끈 경험이 있다.

 

2013년부터는 야구·축구·농구팀 운영을 주도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경기력 향상을 이끄는 데 조예가 있다고 인정받았는데 kt에서도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 또 브랜드ㆍ마케팅 전문가로서 kt 스포츠 5개 종목에 브랜드를 접목하고, kt wiz의 디자인과 마케팅 활동 등 팬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기여하고 싶었다.


Q 중앙대 부총장 시절 3년간 대학 운동팀을 맡아 육성했다. 대학에서의 경험이 kt가 운영 중인 야구ㆍ농구 ㆍe-스포츠 등 프로스포츠와 사격ㆍ하키 등 아마추어 스포츠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A 중앙대에서 감독과 코치를 선임했었고, 신입 선수 스카우트 등 선수단을 운영ㆍ관리한 경험이 kt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 종목간 운영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kt 스포츠도 사격과 하키 같은 아마추어팀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적응이 수월했다.


Q 취임 당시 ‘팬(Fan)을 펀(Fun)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어떤 일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소개한다면.
A 팬들을 즐겁게 만드는 게 프로구단의 책무이자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kt wiz를 예로 들자면 창단 때부터 빅테인먼트(야구+ICT+엔터테인먼트)를 표방해 홈 구장인 케이티 위즈 파크에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이파이와 비콘 등의 통신 인프라를 구축했고, 구단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위잽’을 통한 스마트 티켓, 스마트 오더 등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ICT 기술들로 구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시상하는 프로스포츠 홍보마케팅 대상 우수구단으로 선정된 것도 이런 노력의 결실이라고 본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구단이 되기 위한 노력이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아직 신생팀이기는 하지만 kt wiz가 관중동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단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느끼는 애로점은 무엇인가.
A 프로야구 1군 진입 첫 해인 작년보다 홈 관중 수가 증가한 건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아시다시피 kt wiz는 신생 구단이다 보니 팬층이 두텁지 않다. 수원을 포함해 경기지역 팬들에게 차근차근 케이티 위즈 파크만의 차별화된 즐거움을 어필하고, 이를 체험한 팬들이 늘어난다면 관중 동원도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Q kt wiz가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지만, 전문가와 팬들은 보다 과감한 투자를 통한 우수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A 신생구단으로서 외부 영입보단 신인 선수들의 역량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육성 부분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또 성적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매 시즌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명문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견고하게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지만 성장통을 앓고 있는 과정인 만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Q 홈 경기 때 1루 내야석에서 응원을 하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는 데 관중석에서 느끼는 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또 더그아웃에는 얼씬도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내가 몸소 느껴봐야 현장을 알 수 있지 않겠나. 팬 서비스에 불편한 점과 개선사항은 없는지, 또 우리의 응원이 얼마나 신나는지 점검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게 될 때가 많다. 팬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다 보면 현장에서 구단 운영의 답을 얻을 수 가 있다. 또한 더그아웃 출입을 자제하는 건 중앙대 고정식 야구부 감독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kt 스포츠 사장으로 취임하게 되자 고 감독이 “더그아웃 만은 근처도 가지 마라”고 하더라. 개인적으로도 더그아웃은 선수단 고유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절대 부담을 주는 행동은 저와 프런트 직원 모두 삼가해야 한다. 다만 경기가 끝나고 감독과 선수들에게 격려 인사하러 가는 경우는 더러 있다.


Q kt가 그동안 경기장 내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온 반면, 경기장 밖에서의 지역 밀착형 마케팅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초기에는 그랬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현재 경기도교육청과 협력해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청소년들의 직업체험을 시작한 상태다. 9월부터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걸 느끼고 있다.

 

또 팬 페스티벌을 비롯한 주요 행사가 있을 때면 수원역 AK PLAZA와 롯데몰, 조원시장 등에서 응원단장, 치어리더, 마스코트가 참가하는 가두홍보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연고지 팬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원정마법사’도 운영하고 있다. 팬들은 티켓 비용만 부담하고, 구단이 교통편(버스)과 중식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 주말 대구 삼성전에도 팬 180명을 모셨다. 앞으로도 지역 밀착형 마케팅은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Q 재임 기간 kt wiz 야구단을 어떻게 브랜딩하고 싶은지 말해달라.
A 현실적으로 지금의 kt wiz가 성적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구단은 아니다. 하지만 마케팅에서는 KBO리그를 주도하고 강력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차별화된 Fun 한 팬서비스로 팬들 인식 속에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나를 비롯한 kt 스포츠 임직원들이 최선을 다 하겠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kt wiz하면 “재밌어”란 말이 팬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당부드린다.

 

대담=황선학 체육부장
정리=조성필기자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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