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창의적ㆍ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편안을 내놨다. 서열파괴·인사혁신의 바람이 재계 전반으로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7일 현재 7단계(사원1ㆍ2ㆍ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 이르는 직급단계를 4단계(CL1~CL4)로 단순화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에서 직무역량 중심으로 직급 체계를 개편한 것이다. 이와 함께 수평적 소통을 장려하는 상호존중의 호칭도 도입한다. 임직원 간 공통호칭은 ‘님’을 사용하게 된다.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상대방을 존중하는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호칭한다.
회의 문화ㆍ보고 문화 등 비효율적 업무 관행도 개선한다. 필요한 인원만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회의의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는 회의 문화를 확산한다. 또한, 보고 문화는 간결한 핵심 내용 전달에 중점을 둔다.
직급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지 않고, 형식에 치우치지 않은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는 한편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 특근도 차단한다. 직원들이 충분히 재충전할 수 있는 계획형 휴가도 정착할 예정이다. 계획형 휴가는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수립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의 배경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24일 ‘스타트업 삼성 컬처(문화)혁신 선포식’에서 ‘3대 컬처혁신 전략’으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등을 발표하며 인사제도 개편을 예고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창의적,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기존 연공주의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ㆍ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라며 “이번 새로운 인사제도는 내년 3월 본격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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