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전통주 _ 자연이 빚은 술 ‘산수향’

자연재료·정성 옛방식 고수 짙은 국화향 깊은맛 한잔

▲ 산수향 제조를 위해 직원들이 야생 들국화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
야생 들국화와 야관문, 해풍을 맞고 자란 강화도 검정 찹쌀로 빚은 전통주가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자연이 빚은 술 ‘산수향’이 그 주인공이다.

 

산수향은 기존에 전통주 제조 업체들이 추구하는 기계식 방법을 모두 탈피하고 손으로 만든 전통주다. 전통주의 기본이 되는 술을 발효하기 위한 누룩도 전통 방법에 따라 직접 손으로 만든다. 옛 방식을 추구하기 때문에 7~8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 양식국화 말린 모습

요즘 전통주 제조 업체들이 기계를 사용해 20일 만에 만드는 추세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이 때문에 1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술의 양도 한정돼 있다. 한 달에 약 3천 병, 1년에 3만6천여병이 최대다. ‘산수향’이 인기를 끈다고 해서 더 만들 수도 없다. 그만큼 정성이 깃든 술만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제조자의 고집이 엿보인다.

 

누룩뿐 아니라 주재료인 들국화와 야관문 역시 모두 재배하지 않고 야생에서 채취한다.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1년 동안 사용할 야생 들국화와 야관문을 매년 10월에 직접 딴다. 이렇게 채취한 재료들은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모두 햇볕에 말린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가지만 기계로 말리면 술의 깊은맛이 떨어지고 국화 향도 짙지 않아 자연 건조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제조사측의 설명이다.

 

▲ 야생국화 말린 모습
술을 빚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물은 지하 150m 암반수를 사용한다. 산수향을 생산하는 김부겸 중심주원 대표는 “강화도 물은 해수가 담수로 바뀐 것으로 육지의 물과는 물맛 자체가 다르다”며 “물은 술의 기본이기 때문에 물에는 신경을 더욱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산수향은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 유통기한이 두 달로 짧다. 또한 60일에서 100일가량 발효와 숙성을 시켜 유산균이 살아있는 완전 발효 식품이다. 균을 모두 없애 살균주로 만들면 유통기한이 늘어나지만 유산균이 살아있는 ‘약이 되는 술’을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의 신념 때문에 포기했다.

다만, 완전 발효 식품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 술을 마셨다고 해서 탈이 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식초가 된다.

 

산수향은 김 대표의 가족이 마시던 약술에서 시작됐다. 가족들을 위해 만들었던 술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더니 상품화해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사업 시작을 결심했다. 

대신 가족을 위해 정성을 들여 빚었던 그 마음만은 유지한 채 술을 만들고 싶어 지금 같은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산수향은 자연이 만들어 놓은 재료를 사람이 모으기만 해 만든 술”이라며 “땅이 보듬고 해가 키운 산수향을 많은 사람이 즐겼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4월 판매를 시작해 전국 유통망 확보에 나선 산수향은 사전 주문 방식으로 구입할수 있으며 시음장인 ‘카페 산유화’(02-736-8075)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공장은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선두리 635-5번지에 위치해 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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