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 취임 2주년 인터뷰] “개헌논의는 국민의 ‘실제 삶’과 연계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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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경기지사가 29일 도청 집무실에서 취임 2주년 기념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따뜻하고 복된 경기도’ㆍ‘경기연정’을 외치며 출범한 민선 6기 남경필호가 벌써 전반기를 모두 마쳤다. 

그동안 특유의 뚝심으로 여소야대 상황인 경기도의회와의 연정을 안정적ㆍ성공적으로 이끌어온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제 경기지사로서 뿐만 아니라 대권잠룡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 선거구제 개편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전 국민의 귀가 솔깃할 만한 이슈들을 던져온 남 지사가 29일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 부지를 발표해 경기도민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북부 테크노밸리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한 직후 남 지사를 만났다.

 

대한민국의 리빌딩을 주창하고 있는 남 지사는 다소 무리해 보이는 집값과 사교육비를 잡을 방법을 남은 임기 동안 마련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치사에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연정’을 현실화 시킨 남 지사이기에 어쩌면 집값과 사교육비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고양으로 결정됐다. 고양은 북부 지역 중 가장 잘 사는 지역이다. 낙후도가 심한 북부지역 타 시ㆍ군이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그런 이유 때문에 발표를 도지사가 직접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고 정책이 조금 더 숙성된 후에 발표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최근 신공항 문제를 보면서 더욱 절실히 느꼈다. 도지사가 직접 자세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정면 돌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북부 테크노밸리는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된 고양이 선택을 받은 것인데, 이러한 점을 다른 지역 분들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취임 2주년을 맞았는데 소회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성과도 있고 아쉬움도 있다. 남은 2년 초심으로 돌아가서 일자리가 넘치는 따뜻하고 안전한 경기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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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지사가 ‘NEXT경기 일자리 창출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선 6기 전반기 경기도정은 일자리 창출에 집중됐다고 볼 수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계획을 말해 달라.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적 난제인 청년실업, 저출산, 저성장, 양극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공유적 시장경제’로 극복해 나갈 생각이다. 

경기도 주식회사, 스타트업캠퍼스, 판교제로시티, 따복하우스 등의 정책이 있는데 이를 대한민국 경제를 축구 경기에 비유하자면 스트라이커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라고 볼 수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는 판교 첨단기업과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전통적 중소기업, 수비수는 은퇴자와 자영업자이다. 대한민국 미드필더를 경쟁력 있고 강하게 만들고 협동조합모델을 통해 수비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 계획이다. 경기도가 대기업이 시장에서 반칙을 안 하게 하고 공격적 미래 산업 일자리, 전통적 중소기업 일자리,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일자리 등을 만들면 대한민국 경제 축구팀이 전 세계에서 강팀이 될 것이다.

 

-민선 6기를 대표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연정’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정예산을 놓고 협치가 아닌 돈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연정예산 제도 그대로 둘 것인가.

예산 없는 연정은 자칫 ‘구호’에만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연정이 우리나라 최초의 정치적 실험이다 보니 실행과정에서 부분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의회 자율예산편성이 추진됐지만 의회의 증액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의회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연정 2기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 연정 합의문의 재편성과 기능 재설계를 의회에 요청하고 1기 연정 사업의 추진과정을 점검하고 개선하겠다. 또 도의회 자율편성사업 예산요구주의 원칙을 적용해 요구된 예산에 대한 심의 강화로 부적정 예산 편성되지 않도록 유도하겠다. 

연정이 이제는 정치적 실험을 넘어 대한민국 정치 혁신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도 도민 행복을 위해 연정을 넓혀 나가겠다.

 

-도의회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지방장관제도에 대해 정부는 지방자치법 위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강행할 생각인가.

민선 6기 후반기에는 연정과 협치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방장관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외국 사례와 법률, 조직적 측면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고 도의회와 머리를 맞대고 효과적 방안을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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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지사와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가 따복공동체 모범마을 매장에서 돈가스를 서빙하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연정합의문을 다시 작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담고 싶은 내용이 있나.

2~4년 단위가 아닌 10~20년 계속 갈 수 있는 정책을 담았으면 좋겠다. 보육이나 교육, 특히 사회적 일자리 등 아주 근본적이면서도 단기적이지 않은 과제들이 담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도의회가 바뀌어도, 누가 도지사가 돼도 연정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그것이 연정이 가진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대선잠룡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중임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돼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편이 필요하다. 대통령 4년 중임제에 국회 의석수에 따라 장관직을 배분하는 ‘한국형 대통령제’ 모델이 필요하다.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은 대통령을 직접 뽑고 싶어 한다. 또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독선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되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는 정치 구조로 가야 한다. 어떠한 제도도 세상에서 ‘지고지순’한 것은 없다. 

당시 시대정신과 국민적 열망에 맞게 반영되어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명령은 ‘힘을 합하라’이다. 양당제 그만하고 영·호남 기득권 깨라고 한 것이다. 이제는 개헌을 통해 정치 구조의 변화를 이루어야 할 때이다.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도 주장하고 있는데.

서울이라는 공간에 정치·경제가 하나로 얽히고설켜 있다. 전 국민의 60%가 수도권에 모여 사는 시대다. 수도권 과밀화로 전세값 폭등, 출퇴근 전쟁, 사교육비 문제,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 국민이 행복하지 않다.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다. 권력을 분산하는 문제다. 권력을 분산해 인구를 분산시켜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기득권을 깨고 대한민국 공간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 핵심이 수도 이전이다. 청와대와 국회는 정치 기득권의 상징이다. 이러한 기득권이 이제는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권력이 모이는 곳에 사람도 몰린다. ‘공간의 구조 조정’ 통해 ‘권력의 구조 조정’도 이룰 수 있다. 정치와 경제 권력을 분리해 사회적 모순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수도 이전을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안 하면 지난 총선의 결과가 다음 대선에서 똑같이 나타날 것이다. 기득권만을 지키는 정당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으면 국민의 선택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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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사가 ‘NEXT경기 창조오디션’ 본선에서 수상팀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남 지사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리빌딩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나.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실제 삶’과 연계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개헌 논의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리빌딩’해야 하고 그 중 하나가 ‘수도 이전’이다. 

권력구조 개편만을 개헌론의 주제로 정하면 안 된다. 국민 삶과 관련 있는 미세먼지, 교통지옥, 사교육비 문제, 전세대란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개헌이 돼야 한다. 20대 국회가 출범했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거구제 개편이라고 생각한다.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영호남으로 집중된 권력구조를 깨고 다양한 정당, 정치인이 국회에 들어와 협치해야 한다. 그리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통한 정당 후보 공천의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 지금은 정계특위를 구성해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해야 할 때다. 그러면 국민으로부터 박수받을 것이다. 그 이후에 개헌 논의도 가능하다.

-민선 6기 남은 2년 동안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집값과 사교육비는 꼭 잡고 싶다고 했는데 복안이 있는가.

집값 잡을 방법이 있다. 앞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는 플랜을 내놓을 것이다. 집값의 문제가 되는 것은 수도권이다. 왜냐.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몰릴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할 거냐. 그래서 집값 문제 외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청와대 이전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질적인 수도 이전이 돼서 국토균형발전을 하면 집값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바탕으로 따복하우스와 같은 세부적인 정책이 합쳐져야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왜 사교육을 받을까. 사교육을 받아야 좋은 대학을 가고 그래야 좋은 직장을 갖고, 좋은 직장을 가져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져야 평생 잘산다고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시킨다. 

그 길이 유일한 행복과 출세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 다른 옵션을 만들어 놓으면 사교육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선 6기 남은 기간 집값과 사교육비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차례로 공개해 도민들이 행복한 경기도를 실현하겠다.

최원재ㆍ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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