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출입로 밤만되면 노숙트럭 점령
30일 오후 10시께 인천시 남구 용현동 SK 스카이뷰 아파트 진·출입로. 새로 정비한 왕복 4차선 도로에 수십 대의 대형차들이 한 차선을 차지한 채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트레일러와 덤프트럭, 이삿짐차량, 탱크로리, 버스 등 각종 화물차에다 도로파쇄기차량, 도로포장차량 등 공사차량까지 불법주박차량의 종류도 다양하다.
대형차량들로 인해 드리운 어둠이 음산하다고 느껴질 무렵, 인근에서 ‘끼익~’ 하며 자동차의 급정거 소리가 들린다.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행인을 피하기 위해 한 승용차가 급제동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법주박차 차들로 차선이 줄어들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이곳을 지나는 차들은 회전차량이나 길 건너는 행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급정거를 일삼고 있었고, 30분 안팎의 시간 만에 비슷한 상황이 수차례 발생했다.
위험하기는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줄지은 불법주박차량이 가로등 불빛을 가려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교통사고뿐 아니라 강력사건 발생 등을 걱정하고 있다.
주민 A씨(32·여)는 “안 그래도 최근 묻지마 폭행이나 살인 같은 무서운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데 이 길을 지날 때 마다 무섭다”며 “SK 아파트 입주가 시작돼 불법주박차량을 계속 방치하면 교통사고 위험은 물론, 각종 범죄발생 위험까지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남구와 SK건설 등에 따르면 용현동 SK 스카이뷰 아파트는 3천971세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지난 28일 입주가 시작됐다.
그러나 입주를 앞두고 정비한 도로가 불법주박차량의 차고지로 전락, 인근 주민들과 입주예정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은 물론, 불안감마저 들게 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입주가 본격화되는 8월까지 경찰과 함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적인 계도에 나서겠다”며 “이후 단속차량을 1~2대 정도 증편해 관련지역이 불법 차고지화 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선 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