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권시대를 열다] ① 인천을 찾는다
문학산 개방 등 市 역사·정체성 찾기 노력
민선 6기 유정복 인천 호(號) 가 취임 2주년을 맞아 ‘인천 주권 시대’를 선언했다. 인천만의 고유 가치를 인천 주권 시대로 가는 성장 동력으로 삼아 그동안 서울의 주변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동등한 주권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각오이다. 인천은 근대화 과정에서 해외 선진 문화를 받아들인 개항도시로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 했지만, 서울의 주변도시 이미지에서는 여전히 벗어나지 못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은 2014년 7월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후 인천의 잠재적인 가치와 자원을 발굴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재정 건전화 총력전을 통해 2조원의 부채를 감축하며 2014년 재정위기 단체(부채 13조 채무비율 37.5%)에서 2018년 재정정상 단체(부채 8조원대 채무비율 21.4%) 전환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7월 말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신호탄으로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되고, GTX사업이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는 등을 인천 중심의 광역교통망 구축사업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본보는 민선 6기 인천 호(號)의 임기 반환점을 맞아 그동안 주권시대를 열기 위해 준비해온 인천 가치재창조 사업의 성과와 비젼을 살펴보고 대안점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인천의 역사와 가치를 되찾다(문학산 정상, 자치단체 고유 이름 갖기)
인천 문학산은 해발 217m로 인천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마음의 고향이자 둥지와 같은 곳이다. 또한 과거 삼국시대 비류백제, 미추홀 왕국의 발상지로 알려진 유서깊은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학산은 해방 이후 그 지리적 특성으로 군부대가 오랫동안 주둔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차단해왔다. 지난 1965년부터 1976년까지는 미군 방공포대가 1977년부터 현재까지는 공군부대가 주둔하며 문학산 정상부는 무려 50여 년 가까이 폐쇄돼 있었다.
시는 지난해부터 국방부 등 군 당국에 문학산 정상부 개방 건의를 지속적으로 협의해왔다. 이 같은 협의 결과에 따라 주간개방과 군이 지정한 일부지역 촬영허용 등 조건부로 문학산 전면 개방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문학산 정상부가 유사시 전투 예비진지로 사용돼야 한다는 안보 요충지임에도 인천만이 가진 문화유산을 ‘되찾아야 한다’라는 시민들의 단합된 힘과 인천의 정체성을 찾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평가다.
현재 문학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남구 학익동 쪽에서 군부대 작전도로를 통해 올라가는 길과 연수구 쪽에서 둘레 길을 따라오다 정상으로 통하는 문으로 진입하는 등 두 개다. 이 두 곳은 동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하절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기로 국방부와 협약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군부대와의 추가적 협의를 통해 아직 개방되지 않은 2단계 지역 등산로와 주변시설 개방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국가지정 사적으로 승격시키는 등 인천의 과거 유산을 되찾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가치 찾기는 각 자치단체의 동·서·남·북 방위명칭 변경사업인 ‘고유 이름 갖기’를 통해서도 추진된다.
남구와 동구는 1968년에 방위에 따라 정해진 명칭으로 이후 인천 면적이 커지면서 남구 아래에 연수구와 남동구가 동구의 동쪽에는 부평구, 계양구가 생기면서 위치가 맞지 않는 모순이 발생한 것. 현재 남구의 새 이름으로 ‘문학구’ ‘미추홀구’, 동구의 대안으로는 ‘화도구’ ‘송현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의 브뤠셀 ‘국제도시 인천’의 매력을 찾다
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성공 개최로 전 세계에서 국제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국제기구 클러스터를 조성,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등 14개 국제기구가 이미 들어서 있는 국내 최다 UN기구 유치도시로 자리 잡았다.
송도는 무엇보다 국제적인 교통 인프라와 외국인 정주 여건이 뛰어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인구 100만 명 이상이 해외 61개 도시와 항공편으로 3시간 이내에 연계할 수 있다. 송도는 그런 인천공항과 20분 거리에 있는데다 서울 등 국내 전역과 다양한 교통편으로 연결된 최적의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
또 입주기업만 836곳에 달하는데다 외국인 투자기업도 57곳이 있으며 어떠한 행사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는 국제회의시설, 컨벤션 센터, 외국대학, 호텔, 아트센터 등의 인프라도 이미 운영 중이다. 시는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최근 유엔 거버넌스 센터 유치에 성공한데 이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사무국 유치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아시아 각국과 경쟁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시는 최근 인천 소재 국제기구 대표자들과 회의를 주선해 국제기구의 지역사회 기여 확대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국제기구들과 각종 협력 사업을 추진, 국제기구 직접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인천과 국제기구들의 상생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인천의 미래, 섬에서 찾는다.
시는 ‘매력있는 애인(愛人)섬 만들기’를 미래 관광산업의 전략으로 삼아 지속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고 있다.
시는 168개 인천섬의 국제 브랜드화 및 대중국 교류 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로 개발하겠다는 것을 앞으로 전략으로 삼아 중국 내 자치성들과 ‘1성 1도 친구맺기’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산둥성과 웨이하이시, 원난성 등 중국 도시들과 실무협의를 진행해 송도에서 열린 제1회 한중지사성장회의 기간 원난성과 1성 1도 추진협약을 맺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또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옹진군 신도 일대에서 ‘2016년 한중 사진촬영대회’를 열고 중국 곳곳에 인천 섬의 아름다움을 알려 나가고 있다.
섬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정부 3.0 국민체험마당’ 개막식에 참석해 정부에 건의사항을 전달한데 이어, 오후에는 국회를 방문해 여야 원내대표 및 해당 상임위원장 등을 만나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유 시장은 정부와 국회에 대해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따른 서해5도 어업인 피해와 관련해 시 자체 지원대책만으로는 어업인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부족한 만큼 즉응적·임기응변식 대응이 아닌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다.
유 시장이 중점적으로 정부를 상대로 개선을 요구하는 사항은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의 조속한 개정 추진(어구손괴·조업손실·조업통제 피해대책, 노후 어업지도선 대체 지원, 여객선 운항 손실금 지원, 주거용 건축물 허가 간소화 등), NLL(북방한계선) 불법조업 방지시설 확대, 어업지도선 대체 건조 국비 지원, 백령→인천항로 재개 지원, 해경 서해 5도 특별경비단(가칭) 신설 건의, 인천시가 참여하는 서해 NLL 특정해역 정부합동 협의체 구성, 남북 어업인 수산물 공동판매 추진 건의, 서해5도 어장 확장 및 야간조업 허용(백령·대청어장 2천394㎢→2천554㎢·연평어장 801㎢→881㎢, 조업시간 2시간 연장) 등이다.
유 시장은 “앞으로 서해 5도 도서 무선통신망 확충 및 정비개선사업을 진행하는 등 섬 관광뿐 아니라 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사진=장용준기자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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