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로표지판 교체 '뒷북행정' 지적

‘신 한류 관광 1번지’로 지난해 국ㆍ외국인 관광객 1천만 명이 찾은 고양시의 도로표지판이 도시 명성에 걸맞지 않은 20년 전과 같아 늑장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지번주소에서 도로명주소로 변경된 지 2년 6개월이 지났는데도 현재 자유로를 비롯해 통일로, 일산 신도시, 덕양구 등의 도로표지판 대다수가 지번주소로 그대로 표기돼 있는 것이다.

 

5일 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도로명주소의 전면 시행일인 2014년 1월보다 앞선 2013년 3월 각 자치단체에 도로표지판과 관련된 규정집을 내려 보냈다. 이 규정집은 도로명주소로 변경됨에 따라 각 자치단체에 지번주소로 돼 있는 도로표지판을 도로명주소로 변경할 것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시는 민간 기관들을 상대로 도로명주소 사용에 대해서만 홍보할 뿐, 정작 시가 변경해야 할 도로표지판은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변경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5만 명 이상의 국내 및 외국인이 다녀가는 킨텍스가 있고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서울시와 인접한 국내 최대 한류 도시의 위상을 고려할 때 지번도로 도로표지판은 도시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신도시 형성이 20년이 넘다 보니 기존에 설치된 지번주소 도로표지판도 녹이 슬거나, 파손된 곳이 많이 보완이 시급한 상황인데다 자동차 네비게이션은 도로명으로 나타나 시를 찾는 외지인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양보다 시세가 열악한 원주시, 나주시, 전주시, 순천시 등은 이미 도시 전역의 도로표지판을 도로명주소로 변경해 도시 이미지를 개량시켰다는 찬사를 받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새로 형성된 삼송지구, 원흥지구 등 신규 주택단지에만 도로명주소 표지판을 설치하고 있을 뿐이다.

 

시민 김모씨(46)는 “고양을 찾는 외지인이 받는 첫인상이 도로표지판인데 아직도 지번주소로 돼 있어 아쉽다”며 “각종 문화 행사만 할 것 아니라 도시 이미지를 좌우하는 낡고 파손된 도로표지판 변경에도 신경 써야 할 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도로명표지판으로 변경하라고 권장만 했지 예산은 수반되지 않았다”며 “시 전체를 변경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시에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고양=유제원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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