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박물관이 수원화성 완공 22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전 <이방인이 본 옛 수원화성>을 준비했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이방인이 찍은 수원화성 사진을 통해 수원화성의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한다.
전시에는 한국전쟁 전후에 수원과 오산비행장에서 근무했던 미군들이 남긴 사진자료와 그 당시 수원화성을 방문했던 일본인 학자, 이탈리아 작가 등이 남긴 사진과 엽서 등이 전시된다.
전시의 시작인 박물관 1층 기획 전시실을 들어서면, 수십여장의 흑백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 ‘백년 전 이방인들의 수원화성 방문’이라는 주제로, 100년 전 수원화성과 주변 일대의 변화가 흑백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중 러일전쟁 후 한국의 상황을 조사하러 왔던 독일 장교 헤르만 산더의 사진에는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남공심돈(수원화성을 지키는 방어시설)’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이방인들의 수원화성에 대한 호기심’을 주제로 여행안내서 속에 담긴 수원화성 사진과 미술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로제티가 1905년 출간한 저서 <꼬레아 에 꼬레아니>에 실렸던 팔달문 사진이나, 영국 작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저서 <올드 코리아>(1946년)에 실었던 화홍문 수채화는 흑백 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을 전달한다.
마지막 ‘전쟁의 상흔과 또 다른 시작’ 전시실에서는 전쟁 중 폭격에 의해 파괴되거나 소실된 수원화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수원과 오산비행장에서 근무했던 진 굴드와 리 월어쓰의 사진은 전쟁의 상흔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리 월어쓰의 사진에는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주민들의 표정과 몸짓, 무심한 듯 해맑은 아이들의 표정이 담겨있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이유나 수원화성박물관 학예사는 “이방인들이 남긴 사진은 옛 수원화성의 모습과 그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어 귀중한 자료로 쓰이고 있다”며 “수원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에게 수원화성의 옛 모습을 알릴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31)228-4242
권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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