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시설관리공단, AG조형물 애물단지 취급

대학생들 ‘열정 결정체’ 주경기장 설치
2년동안 소유·관리권 등 행정절차 외면
시설물 대여 작품훼손 나몰라라 빈축

제목 없음-1 사본.jpg
▲ 7일 오전 인천시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 로비에 설치된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기념 조형물이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의 물품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당시부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설치된 지역 내 대학생들이 만든 조형물 작품이 최근 훼손된데다, 그동안 소유권 등 행정절차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7일 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인천AG 기간에 지역 내 A 대학교 학생들로부터 ‘대학생이 생각하는 2014 아시아경기대회’라는 주제의 전 세계 45개 국가 랜드마크를 형상화한 조형물 등 작품을 전달받아 주경기장에서 전시했다.

 

조형물은 인천으로부터 아시아가 통합되는 동북아의 모습을 볼트와 너트 1만개를 들여 제작됐고, 아시아와 그 중심에 있는 인천의 추상적 도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이 작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면서 인천AG이 끝나고 나서 작품 중 1개를 쿠웨이트의 본부로 가져가 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측은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2년간 이를 시설 내부에 전시만 해 놨을 뿐, 작품에 대한 소유·관리권 등 행정절차는 등 물품 관리는 전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5월 대한항공이 ‘51주년 노사한마음 걷기대회’ 명목으로 공단의 시설물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볼트와 너트 1천여개가 쓰러지는 등 작품이 훼손됐다.

 

공단 측은 작품이 훼손되자 작품을 만들었던 학생들과 대한항공 측이 서로 합의할 사항이라며, 책임지지 않고 발을 빼고 있다.

 

작품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인천AG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친구들과 만들었던 소중한 작품이다”면서 “갑자기 연락 와서 대기업과 싸워 알아서 보상을 받으라는 식의 논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애초에 기부 또는 작품구매 등으로 소유권을 확실히 했었어야 했는데 이 같은 절차를 밟지 못한 잘못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서는 작품이 공단 소유가 아니므로, 학생들과 대한항공 간 문제해결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