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운행 광역 2층버스 승객 텅텅… 적자운행 ‘굴욕’

1000-2 급행운행 첫차 ‘만차’ 나머지는 일반광역버스 노선
정류장 수십곳 정차 시민외면 M버스 8곳 정차 씽씽 대조적

남양주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경기도 광역 2층 버스가 도입 1년도 채 되지 않아 텅 빈 채로 운행, 적자 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층 버스가 하루에 단 1회만 급행노선으로 운행되고 나머지는 일반 광역 버스와 같은 노선으로 중복 운행되면서 시민들은 2층 버스를 외면하고 있다. 버스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2층 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남양주시는 더 많은 시민이 2층 버스를 접해야 한다며 노선 변경을 불허하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7시10분 남양주시 호평동 차고지에서 출발한 1000-2번 2층 버스(호평동~잠실역)는 이른 아침 서울로 출근하는 시민들로 가득해 빈자리 없이 만차 상태로 서울 잠실까지 향했다. 그러나 첫차를 제외한 9시45분 출발 차량부터는 승객이 10명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행,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12시45분 차량도, 오후 3시45분 차량도, 퇴근 시간인 오후 6시45분 차량과 오후 8시 차량조차도 20명 남짓한 승객만이 2층 버스를 이용했다.

지난해 11월 첫 운행된 이 버스는 총 72명이 탑승할 수 있지만 도입 1년도 채 되지 않아 첫차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텅텅 빈 채 운행되고 있는 것이다. 남양주시에 도입된 8002(대성리~잠실역), 8012(내촌~잠실역) 2층 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2층 버스가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급행노선으로 운행되는 첫차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 광역 버스와 거의 차이가 없는 노선으로 운행돼 광역 버스와 이용 승객이 겹치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차고지에서 출발해 똑같이 잠실로 향하는 광역급행버스인 M2323번 버스는 단 8개 정거장만을 경유하는 반면 1000-2번 2층 버스는 31개 정거장(첫차 16개 정거장)을 경유, 2층 버스가 30여 분 이상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M 버스와 2층 버스의 이용요금도 똑같아 시민들은 같은 비용으로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M 버스를 선호하고 있다.

 

1000-2번 2층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출근하고 있는 이씨(38)는 “출근시간에는 고속도로를 통과해 이동시간이 단축돼 큰 도움이 되지만 그 이후 시간에는 호평동 인근을 빙빙 돌아 관광버스처럼 운행해 답답하다”라며 “같은 버스인데 시간에 따라 노선이 다르게 운행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퇴근 시간이라도 급행으로 운행해 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양주시 2층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D 운수 관계자는 “2층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기름 값 등 운영비가 10%가량 추가로 발생하는데 이용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매일 수십만 원씩 적자를 보여 운행하고 있다”며 “노선을 급행으로 변경해 달라는 승객들의 민원을 남양주시에 전달했지만 아직 묵묵부답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관계자는 “처음 도입된 2층 버스를 더 많은 남양주 시민이 체험해 보려면 급행 노선이 아닌 일반 노선으로 운행해 시내 곳곳을 통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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