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1조이상 해외로 뺏겨… 지금이 마지막 기회
국내시장 연 2조5천억 규모 세계시장 이미 치열한 경쟁
中 베이징 등 대형공항 선점 인천 더 늦으면 아예 기회잃어
인천이 항공정비산업(MRO)에 뛰어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임박해오고 있다.
국내 MRO 시장은 연간 2조4천억~2조5천억원 규모로 매년 평균 4%가량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MRO 시장은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베이징 공항과 푸동 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 등 대형공항을 기반으로 MRO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후발주자인 한국의 MRO 시장 진출이 더 늦어지면 아예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인천은 국내에서도 지역균형발전 등에 밀려 MRO 산업단지 유치경쟁에서조차 배제될 위기에 놓여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인천 MRO 산업의 위기와 대응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인천의 MRO 산업 진출이 더디다.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014년부터 인천국제공항 항공정비특화단지와 항공산업 산·학 융복합지구 조성 등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나온 국토교통부의 MRO 육성방안에도 인천은 포함되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저비용항공사 전용 정비고 조성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인천이 뒤처지는 사이 세계 MRO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질주하고 있다. 세계 MRO 시장(민간부문)은 지난해 기준 643억달러(한화 73조7천800억원 상당)에서 오는 2025년 960억달러(한화 110조1천600억원) 규모로 연평균 4% 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가까운 아·태 지역만 살펴보더라도 중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선발주자가 쟁쟁하다. 중국은 베이징에 Ameco Beijing, 푸동에 STARCO 등 MRO 업체를 유치해 단순 항공기 정비부터 도장, 엔진정비뿐만 아니라 보잉계열이나 에어버스 등 모든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1980년대부터 국가적으로 MRO 산업을 육성, 2006년 셀렉타 에어로스페이스 파크(Selectar Aerospace Park)와 MRO R&D 클러스터를 개발해 연간 42억싱가포르달러(한화 3조4천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올리고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 MRO 시장의 10%, 아태지역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민수 MRO 시장규모가 1조5천억원, 군수 MRO 시장이 1조원 가량 되지만 해외로 빠져나가는 정비수요가 1조원이 넘는다. 현재와 같은 체계로는 2025년이 되면 2조5천억원이 해외 MRO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MRO 산업육성이 더 늦어진다면 MRO 후발주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웅이 한서대학교 항공교통학과 교수는 “세계 MRO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라며 “자칫 ‘넛크래커(Nut-Cracker)’가 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MRO 시장과 견줘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지금이 MRO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넉넉한 편이 아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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