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음정이 엇나가고 안무가 헛갈리는지 옆 사람을 힐끔 본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환호한다. 미숙할지라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수개월간 실력을 갈고 닦은 ‘늦깎이 예술가’들의 심정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문화원연합회가 주최한 ‘페스티벌31’이 지난 12일 포천반월아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로 3회째 열린 이 축제는 특히 개원 30주년을 맞은 포천 문화원이 주관해 의미를 더했다.
축제에는 도내 31개 시·군 문화원을 거점으로 활동해 온 55세 이상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시와 공연 등 총 5개 프로그램에 참여해 그 동안 흘린 땀과 노력의 과정을 공유했다.
전시는 3가지 테마로 이뤄졌다. 서예부터 보자기, 서양화까지 늦깎이 예술가들의 손을 거쳐 동·서양의 미술이 한 데 어우러진 ‘생각하는손31’, 포천문화원의 지난 30년 역사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문화원이야기31’, 권역별 어르신 성과 사업으로 다양한 체험 활동과 공예 작품을 구비해 놓은 ‘실버아트홀31’ 등이다. 화려한 작품들은 세심하게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한 영상과 어우러져 넋을 잃게 만들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대극장에서 열린 ‘내가있는날31’ 공연. 포천 문화원 30주년 기념식을 시작으로 암흑 같은 공연장에 울려 퍼지는‘루나힐과 프로젝트 밴드’의 웅장한 연주가 관객을 압도했다.
성남에서 온 할아버지 김모(61)씨는 “저보다도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마지막까지 예술혼을 불태우는 모습을 보며,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제에 참가한 어르신이나 관객 모두 온몸으로 한 가지 이야기를 말하고 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권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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