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가 대낮에 도로 한복판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된 김상현(36)을 임의탈퇴 처리했다. kt는 13일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구단이미지를 훼손시켰기 때문에 중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며 “김상현도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상현은 지난달 16일 오후 4시50분께 2군 캠프가 있는 전북 익산시의 한 주택가를 지나던 도중 자신의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 4일 경찰 조사를 받고, 현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kt는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구단도 이번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경기 시작을 앞두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1군 코칭스태프는 이 사실을 모른 채 같은 날 넥센과 홈 경기 선발 라인업에 김상현을 포함시켰다가 내용을 전달 받고 곧바로 교체했다. 그리고 구단은 다음날 임의탈퇴라는 철퇴를 내렸다.
음란행위로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추락한 김상현의 프로 생활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했다.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에 입단, 이듬해 LG 트윈스로 옮긴 그는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2009시즌을 앞두고 LG에서 다시 친정팀 KIA로 이적한 김상현은 그해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을 올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 돼 화려한 꽃을 피웠다. 정규시즌 MVP와 홈런왕·타점왕도 그의 차지였다.
김상현은 이후 잦은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다가 2013년 SK 와이번스로 옮긴 뒤 이듬해 11월 KIA 시절 사령탑이었던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고 신생 kt에 입단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듯 했다. 지난해 타율 0.280, 27홈런, 88타점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김상현은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그동안 쌓은 명예를 한 순간에 잃어버리게 됐다. 우리 나이로 37살이란 점과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사안임을 고려한다면 이번 임의탈퇴는 사실상 은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 때 최고 타자의 자리에 오르며 그라운드를 호령했던 스타 플레이어의 초라한 퇴장을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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