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IPA, 인천신항 퇴적물 대책 빨리 세워라

인천신항이 급속도로 쌓이는 퇴적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근본대책을 신속하게 세워야할 인천항만공사(IPA) 등 관계기관의 대응은 굼뜨기만 하다. 지난해 6월 부분 개장한 인천신항은 컨테이너 화물선 전용 항만이다. 대형화물선이 입출항하기 때문에 적정 수심 유지는 항만운영의 주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시화조력발전소의 방류수 때문에 주변 해역 유속이 빨라졌고, 이로 인한 퇴적 현상이 급격히 늘어나 수심이 낮아지는 등 해양환경 변화가 인천신항 항만운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시화조력발전소의 운영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의 ‘시화호 퇴적토 환경영향 조사’ 자료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조력발전으로 인한 바닷물의 빠른 흐름에 의해 시화호 안쪽에 쌓인 오염 퇴적토가 떠올라 서해안으로 흘러갈 수 있는 걸로 나타났다. 2013년 한국해양학회의 ‘조력발전소 운영에 따른 해양물리변화 조사 용역’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다. 조력발전소 방류수 때문에 주변 해역 유속이 13배나 빨라졌고, 이 때문에 퇴적물도 급격히 증가하는 걸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IPA는 수자원공사에 대책을 요구했고, 수자원공사는 방류구 전면에 150m와 200m의 유속저감 콘크리트 구조물(잠재)을 설치했다. 유속을 줄여 토사 이동을 막겠다는 거였다. 하지만 인천해양수산청의 수리현상 조사 결과 잠재 설치 이후에도 연간 1m 이상의 퇴적물이 쌓여 수심이 낮아지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렇잖아도 IPA는 국비 835억 원을 지원받아 현재 14m인 항로 수심을 대형 선박이 입출항 할 수 있게 16m로 준설하는 증심(增深)공사를 지난 1월 착공, 2018년 4월 완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증심 공사가 마무리된다 해도 조력발전소 방류수로 인한 토사 유입을 막지 못하면 수심 16m 확보가 어려워 공사비(835억 원)만 날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인천신항 전면 해역은 물론 제3항로도 적정 수심 유지를 위해 매년 준설 공사를 할 수밖에 없어 막대한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야만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IPA는 발전소 방류수 영향 조사를 인천해역 전체로 확대해 3년간 실시하는 용역을 발주하겠다며 느긋한 입장이다. 이럴 경우 용역 결과를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려면 5년 이상 걸려야 한다. 하지만 인천신항의 민간 해운 사업자들은 한시가 바쁘다. 선박 대형화(8천TEU급 이상) 추세에 맞춰 하루 빨리 수심을 16m로 유지해야 유럽·미주 등 황금 항로를 개설할 수 있다. IPA는 이런 현실을 감안, 발 빠르게 퇴적토 유입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침체에 빠진 지금의 해운업 위기를 그나마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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