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경 의무경찰 윤종환 상경, 이준열사 추모 글쓰기 대회 1위 수상

▲ 시 낭독중인 윤종환 상경
▲ 시 낭독중인 윤종환 상경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서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윤종환 상경(22)이 ‘제9회 일성 이준 열사 추모 글쓰기대회’에서 일반 운문부 최우수상인 국가보훈처장상을 받았다.

 

일성 이준 열사 기념사업회와 일성 여자중·고교가 공동주최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하는 ‘제9회 일성 이준 열사 추모 글쓰기대회’는 이준 열사 순국 109주기를 추념해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 총 3천538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윤 상경은 이준 열사를 추모하며 쓴 시 ‘그의 역사 앞에서’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특히 윤 상경은 지난 14일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준 열사 순국 109주기 추모식에서 당선작으로 선정된 시 ‘그의 역사 앞에서’를 직접 낭송하기도 했다.

 

윤 상경은 “인천해경 소속 의무경찰로서 국가 복무에 충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을 받게 돼 더욱 뜻깊다”며 “건강한 역사관을 갖춰야 하는 군 복무자의 마음가짐으로 이준 열사를 추모하고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준 열사(1858-1907)는 함남 북청에서 태어나 1898년 독립협회에 가담, 만민공동회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1907년 고종황제의 밀사로 을사늑약의 무효와 조국독립을 지원하고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일제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1907년 7월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순국했다.

 

김미경기자

다음은 윤 상경의 시 전문이다.

그의 역사 앞에서

- 일성 이준 열사를 추모하며

윤종환

우리는 당신의 어깨 위에 있습니다

그대가 받쳐준 두 발 딛고

더 멀리 세상을 바라보는 두 눈

그 끝에 밀물처럼 차오르는 것은

그동안 읽어온 글

그동안 배워온 삶들이

내 가슴을 타고 역류한 눈물이 돼

일생의 자서전을 써내려가듯

하릴없이 두 볼 타고 흐릅니다

1907년 6월을 기억하는 상석

그 앞에 우리가 내려놓는 것은

한 송이의 국화꽃보다도

눈물로 얼룩진 일기장 한쪽

당신의 끝에 나란히 하루를 써내려가

숭고한 역사를 이어가는 후대(後代)

오늘도 그렇게 고개를 숙입니다

무식(無識)이 밤을 덮고

불학(不學)이 새벽닭을 잠재워

누구도 아침에 눈 뜰 수 없을 때

늦잠만 자는 자식 혼내는 아버지처럼

핏줄 세워 목청껏 야단치신 당신

오늘따라 하늘에 있는 그대가

하릴없이 두 볼을 타고 흐릅니다

당신을 딛고 일어난 우리는

묵묵히 숨죽인 채

오늘도, 그렇게 고개를 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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