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새 외국인 투수 조쉬 로위(32)는 긴장한 것일까, 아니면 실력이 그 정도일까. 정답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첫 등판에서 보인 모습은 실망스러웠다는 사실이다.
로위는 지난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달 초 슈가 레이 마리몬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영입된 이후 처음으로 KBO리그 마운드에 선 것이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로위는 이날 1.1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고 8실점 했다. 8점 모두 자책점이었다.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3개를 내줬다. 총 63개의 공을 던졌고 그중 28개(44%)가 스트라이크였다.
로위는 이날 1회부터 점수를 내줬다. 첫 타자 정근우를 중견수 뜬공을 잘 잡고 시작했지만, 이후 볼넷 2개와 안타를 맞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폭투까지 겹치면서 4점을 잃었다. 로위는 2회에도 사사구 2개와 안타 4개를 얻어맞으며 4실점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경기 해설을 맡은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첫 등판이라서 그런지 낯선 환경 문제 등으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구속이나 구질 자체가 나쁘진 않았다. 로위는 1회말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시속 146㎞짜리 빠른 공을 던졌다. 이후로도 직구 속도는 145㎞ 안팎으로 형성됐다. 주무기로 알려진 커브는 낮게 제구되면서도 큰 낙차를 보였고, 횡으로 꺾이는 슬라이더 또한 타자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수정 능력이었다. 로위는 멕시칸리그의 ‘커쇼’라 불리던 우완 투수다. 올 시즌에도 13승3패 평균자책점 1.65에 131탈삼진으로 3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멕시코리그 타자들과 KBO리그 타자들은 성향이 전혀 다르다. 섣불리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성향 때문에 로위는 1회 대부분 불리한 볼카운트 속에서 타자들과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2회 들어서도 로위의 볼 배합에는 변화가 없었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기보다는 변화구로 상대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구로 일관했다.
로위는 “첫 등판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로위의 다음 등판일은 아직 미정이지만, 오는 24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이 유력하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맞지 않으려는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며 “‘쳐볼 테면 쳐봐라’식으로 과감한 투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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