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외야수 전민수(27)는 2군 선수로 8년을 버텼다. 연이은 부상으로 1군에서 뛸 기회가 없었다. 서울 덕수고 재학 시절 이미 발목에 핀을 박았고, 경창철 제대 후인 2010년과 2012년에는 두 차례 어깨 수술을 받았다.
치료와 재활을 반복하던 전민수는 결국 20타수 무안타의 성적만을 남기고 2013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방출됐다. 2014년 신생구단 kt와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지만, 1군 무대에서 전민수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만년 2군 선수였던 전민수는 올 시즌 들어 kt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24일까지 62경기를 뛰며 기록한 성적은 타율 0.299, 3홈런, 26타점. 7년 만에 다시 밟은 1군 무대에서 펼쳐진 놀라운 반전이다.
지난 주에도 전민수는 타율 0.364(11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선 홈런에 첫 끝내기 안타까지 치며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12일 결막염으로 2군에 내려갔다가 이날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전민수로선 강렬한 복귀전을 치른 셈이다. 전민수는 당시 “야구 인생에서 결승타는 쳐봤지만 끝내기 안타는 처음이었다. 너무 짜릿하다.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kt는 7대6으로 삼성을 눌렀다.
전민수는 24일 삼성전에서도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팀 내 최고 활약을 펼쳤다. 전민수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삼성을 2대1로 꺾고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2승1패)로 장식했다.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지만, 9위 삼성과 격차를 0.5경기로 줄이면서 ‘탈꼴찌’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전민수는 “올 시즌 선발 라인업에도 들어가고 타점, 홈런, 끝내기까지 쳐봤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다치지 않고 팀이 승리하는 데 계속 이바지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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