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사격장 밤늦게까지 ‘실탄 훈련’ 소음
지난달 26일 자정께 불안 호소 민원 속출
“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멀리 번쩍번쩍하는 게 보이는데…. 처음엔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니까요.”
인천시 서구에 사는 A씨(47)는 최근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열대야 탓이 아니라, 자정이 다 되도록 울려 퍼지는 총소리 때문이다. ‘탕탕’하는 단발 총소리부터 ‘텅텅텅텅’ 하는 천둥같이 큰 기관총 소리에, 심지어 하늘이 번쩍이는 불빛까지.
특히 최근 북한 핵도발이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한국 배치 등으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에, 이 같은 총소리까지 자주 들리자 A씨를 비롯한 서구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더욱이 사격훈련은 군에서 주관하는데다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다 보니, 주민들은 어딘가에 항의라도 해보고 싶지만 딱히 연락할 방법도 없어 말도 못하고 꾹 참고 있다.
A씨는 “연일 북한 도발 때문에 흉흉한데, 밤늦게까지 사격을 하니 얼마나 무섭고 불안하겠느냐. 도통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없다.”면서 “사전에 사격 훈련한다고 예고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군대가 국민을 안정시키긴커녕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서구와 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최근 총소리 등으로 인한 불안을 호소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26일엔 오후 11시30분에서 자정 사이 수십차례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특히 주민들은 자동소총 이외에도 기관총까지 사격 훈련을 하면서, 주민들이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육군 3군사령부 관계자는 “서구 인근 김포·계양 등의 사격장에서 훈련이 벌어져 그런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아직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 “훈련 일정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지만, 소음기 부착 등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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