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주변 5~6m 구덩이… 발밑이 위험하다

용인 상현지하차도 공사현장 경고문·임시 담벼락도 없이 방치
밤길 시민 낭떠러지로 추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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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용인시 수지구 상현지하차도 공사현장 주변에 마무리 작업이 안된 구덩이가 방치돼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전형민기자
용인 상현지하차도 공사현장 주변에 5~6m가량 깊게 파인 구덩이가 마치 ‘덫’처럼 형성되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사현장을 주변으로 유동인구가 많음에도, 현장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2일 오후 1시께 용인시 수지구 상현교차로 개선사업(지하차도 공사) 공사현장. 이곳은 용인시가 상현동 국도에 790억원을 들여 상현교차로 개선사업(지하차도 공사)을 발주, 현재 서희건설, 대선건설 측이 마무리 공사를 진행중이다. 공사는 왕복 10차선 차도 위에서 진행되는데 이곳 차도들은 평소 수원 광교와 용인 상현동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사장 주변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장 일부 구간에 생긴 5~6m가량의 대규모 구덩이 바로 옆으로 학원을 가려는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었다.

구덩이는 마치 ‘큰 덫’이나 ‘낭떠러지’로 보일 만큼 깊게 파여졌고, 그 안에는 앙상한 뼈대 마냥 녹슨 철골들이 흉물스럽게 드러난 상태였다. 5m 아래의 바닥으로는 끝이 날카로운 철골류의 공사자재들이 쌓여 있었다. 지하를 파고 공사를 하는 지하차도 공사의 특성상, 구덩이 위를 철제 복공판으로 덮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상황은 이런데도 이를 통제하는 인원이나 하다못해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통제를 위해 주변에 설치한 임시 담벼락들이 한쪽으로 치워져 있는 등 보행을 조장하는 듯해 보였다. 무엇보다 파인 구덩이 맞은 편으로 학원이 있어 등원하는 아이들의 사고가 가장 크게 우려됐다.

 

심지어 야간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전날 밤 9시께 주변은 무척 깜깜했는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이곳 주변에는 이를 알리는 경고등은 없었다. 차도를 건너고자 밤길 위를 헤매던 일부 시민들이 낭떠러지 구덩이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장면도 쉽게 연출됐다.

 

앞서 이곳은 현장 관리가 안 돼 맞닿아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시공사 측에 수개월째 집단 반발을 했던 만큼,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아 있던 곳이기도 하다. 

아파트 주민 K씨(57·여)는 “현장관리가 안 돼 지나는 계속해 주민들이 위험하다고 꾸준히 민원을 넣었던 곳이지만, 용인시나 시공사 측이 듣는 둥 마는 둥 했다”며 “사람이 구덩이에 빠져 크게 다쳐야만 그제야 제대로 된 관리에 나설 것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용인시와 서희건설·대선건설 측 관계자는 “공사가 마무리 돼가는 탓에 일부 현장 관리가 소홀했다”며 “위험하다고 지적된 일대에 대해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권혁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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