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 운행이 초장부터 개운치 않다. 개통 첫날 일부 구간의 전력이 끊기는 등 크고 작은 고장으로 운행중단 사태가 속출, 불안하게 첫발을 내디딘 인천 2호선에 장애인 등 교통 약자 편의시설이 미진한 걸로 나타나 또 다시 시끄럽다.
인천교통공사가 2호선 개통을 눈앞에 두고 실시한 인천시청~운연역 간 시운전 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전동차 내 휠체어석이 기존 전동차와 달리 접이식 의자가 설치돼 휠체어의 고정이 쉽지 않았다. 휠체어를 고정할 수 있는 안전벨트가 있긴 하지만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 혼자 이를 조작하기 어려운 구조로 돼있기 때문이다. 또 창문틀에 교통 약자들이 붙잡을 수 있는 ‘안전바’가 없어 갑작스런 차량 흔들림에 넘어질 우려도 크다.
이에 따라 인천시가 허겁지겁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5일까지 실시될 전수조사에선 2호선 전 구간에 설치된 27개 역사를 대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의 적정여부를 점검한다. 인천지역 지체장애인협회와 장애인편의시설 지원센터 등 기관이 참여, 장애인들이 실제로 역사 내 이동 과정에서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를 직접 확인한다.
인천시는 현장 점검단이 작성한 문제점을 토대로 지하철 운영자인 인천교통공사에 미진 부분을 보완토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현장 점검엔 정작 전동차 내부 시설은 모니터링 대상에서 제외돼 장애인단체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호선 전동차 내 장애인석이 1호선 전동차와 달리 가로형 ‘안전바’가 없는데다 비상벨과 휠체어 안전벨트를 장애인 혼자 조작하기 어려운데도 이를 아예 점검 대상에서 제외한 건 알맹이가 빠진 대책이라는 거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호선 전동차는 장애인의 안전을 외면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설치되지 않았다며 설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통 약자의 이동권 확보 차원에서 당연한 요구이고 주장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통한 전동차의 교통 약자 편의시설이 미진한 건 지하철건설에 참여한 기관의 장애인 배려 부족과 감독기관의 불찰 탓이 크다.
개통 첫날 잇따라 발생한 운행중단 사태도 대충 대충주의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이날 전 구간 운행중단 사태는 오전 10시 27분을 시작으로 오후 8시 18분까지 6차례나 15~25분간 씩 멈춰서기를 반복, 승객들을 불안케 했다. 도대체 그동안 시운전을 하면서 점검을 어떻게 했기에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인천교통공사는 역사는 물론 전동차 내의 교통 약자 편의시설을 보완하고, 개통 첫날과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모든 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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