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속 정전사태… 한여름 밤의 악몽

동두천·수원·고양 아파트 주민들 엘리베이터 멈추고… 단수까지 잠 설치며 ‘폭염과 사투’ 속터져
한전 “전력 폭증… 변압기 고장 탓”

연일 이어지는 극심한 찜통더위와 열대야 속에 일부 도내 아파트 단지들이 정전소동을 빚으며, 주민들이 때아닌 폭염과의 사투를 벌였다.

 

9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동두천시 지행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이날 0시30분께 변압기 전력을 분산하는 작업을 위해 아파트 1천862가구의 전기공급을 중단시켰다. 평소 일반 변압기 2대가 전력을 공급했는데, 이날 관리사무소는 변압기 과부하를 막고 비상용 변압기까지 사용하기 위해 전력 공급을 분산하는 작업을 했다.

 

이 영향으로 아파트 단지 수도공급이 끊기고, 엘리베이터 작동도 멈춰섰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 주민들은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사용하지 못한데다, 간단한 샤워도 하지 못한 채 열대야를 견뎌야만 했다.

 

끊겼던 전기는 약 5시간 후인 새벽 5시20분께 뒤늦게 복구됐다. 그러나 당시 동두천의 야간 기온이 25도 이상이었던 열대야여서 주민들이 큰 불편함을 호소했다. 주민 B씨(43)는 “선풍기를 켜 놓고 잤는데 새벽에 갑자기 꺼지는 바람에 더워서 깼다”며 “새벽에는 일찍 출근하려고 세수를 하려는데 물이 안 나왔고, 엘리베이터도 멈춰 15층에서 걸어 내려와야 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이 아파트는 지난 5일 밤 9시50분부터 11시17분까지 정전과 송전이 수차례 반복되는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전력 수요가 늘어나며 정전이 자꾸 발생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주민들에게 안내한 후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SK스카이뷰 아파트 1개동(120세대)의 경우 지난 8일 밤 10시40분께 차단기 부근 설비고장으로 인해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복구작업이 다소 지연되며 주민들은 7시간가량 무더위에 잠을 설쳤다. 이날 새벽 5시40분이 되어서야 한전은 비상발전차를 투입, 임시로 전력을 공급했다.

 

앞서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지난 4일 오후 8시에서 밤 10시35분 사이 고양시 덕양구의 아파트 3개 단지 5천231가구가 잇따라 정전돼 주민들이 찜통더위에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승강기가 멈춰 15명이 20분가량 승강기에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또 덕양구 도내동 아파트 1개 단지 1천400가구도 오후 8시5분께부터 1시간 45분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들 아파트의 정전소동은 무더위에 전력 사용이 늘어 아파트들이 관리하는 차단기와 변압기가 각각 고장을 일으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유사상황이 발생할 때 비상전력을 투입하는 등 입주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진의·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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