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특수’ 실종 김빠진 호프·치킨집

주요 경기 대부분 새벽에 열려 혼자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찾아
편의점만 즉석식품 등 매출 신장

“경기불황에 올림픽이 한줄기 빛이 될까 기대했는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8일 밤 10시30분께 수원의 B치킨집. 여자 펜싱 사브르 32강 예선경기가 중계되는 TV 속의 떠들썩함과는 달리 매장 안에는 적막함이 흘렀다. 주문전화는 커녕 매장에 찾아와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는 손님도 없어 업주의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업주 A씨는 “올림픽 개막 초기에는 매출이 소폭 상승했지만 주문 피크시간인 밤 10시 이후 주요 경기가 없어 큰 차이는 없다”면서 “이런 무더위에 경기시간이 자정 전후였다면 그야말로 대박 특수를 맞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안산의 J족발집도 열대야를 피해 집 밖으로 나온 손님들이 간혹 찾아왔지만, 이곳 역시 올림픽 특수는 사실상 없었다. 일행들과 올림픽 대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던 한 손님은 “가장 관심이 가는 여자배구나 양궁 등 경기가 아침에 하니 굳이 야식을 먹으며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더 빨리 자고 새벽에 일어나 경기를 챙겨본다”고 말했다.

 

통상 올림픽과 월드컵 기간마다 ‘금메달 따는 날은 공짜’나 ‘1골당 소주 1병 무료’, ‘한일전 승리 시 맥주쏩니다’ 등 각종 광고로 손님의 발길을 이끄는 호프집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수원역이나 범계역 등 호프집이 늘어선 거리에서도 리우 올림픽과 관련된 이벤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치킨이나 피자 등 각종 업계가 리우 올림픽 기간동안 매출이 크게 오르는 한철 장사를 기대했으나 ‘올림픽 특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과 12시간의 시차가 나는 브라질에서 우리 선수들의 주요 경기가 새벽 4시(한국 시각)이후에나 열려 야식을 찾는 이들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시차와 관계없이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은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곳에서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맥주와 치킨·피자 등 야식을 시켜놓고 함께 관전하는 것과 달리 새벽시간 대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가 주로 판매되고 있다. 9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리우 올림픽 개막 이후 C편의점의 냉장 즉석식품 판매량은 지난달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S편의점도 같은 기간 김밥은 13%, 맥주 9%, 도시락은 6% 더 많이 판매됐으며, 심야시간대(밤 10시~익일 새벽 4시) 전 품목 매출액은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우 올림픽 기간동안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열대야까지 더해져 편의점으로서는 반가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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