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설계당시 2009년 측량자료 반영… 용지부족 등 추가 보상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이하 종건)의 강화도 선행천 개선사업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으로 수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
10일 종건에 따르면,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대책으로 선행천에 대한 개선사업을 지난 2013년부터 벌이고 있다. 선행천 2.76㎞ 구간에 기존 15~16m 폭을 30~34m로 넓혀 인근 지역의 침수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굴곡진 하천을 정비하고, 하천폭과 수심을 확보해 범람에 따른 침수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게 이 사업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종건은 지난 2013년 2억3천39만6천원의 예산으로 용역업체에 맡겨 실시설계를 진행했다.
하지만 업체는 당시 측량결과가 아닌 2009년 측량 결과를 실시설계에 반영했다.
측량한지 4년이 넘은 결과를 토대로 실시계획을 수립했고, 이에 따른 공사비와 보상비를 산출한 셈이다.
2013년 3월 입찰을 통해 낙찰받은 시공사는 3개월 후인 6월 시공을 위한 측량을 다시 했고,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 용지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천의 경사면을 1대 2로 맞추기 위해서는 추가로 49개 필지의 땅 1천406㎡를 더 수용해야 했다. 49개 필지 중 국공유지 17개 필지와 제척 6개 필지 등을 뺀 26개 필지는 사유지로 추가 수용에 따른 보상이 이뤄졌다. 추가 보상비만 1억2천575만8천500원에 달했다.
사유지 26개 필지에 대한 보상을 끝낸 종건은 부랴부랴 설계변경을 진행했다. 2014년 3월 하천구역기본계획 변경신청으로 했고, 9개월 뒤인 12월 변경·고시됐다. 최종 설계변경은 지난해 6월 이뤄졌다.
종건의 설계변경으로 공사비는 당초 91억원에서 8천100만원이 증액됐다.
결국 종건의 부실 관리·감독으로 추가 보상비와 공사비 등 실시설계비와 맞먹는 2억1천만원의 예산을 낭비한 셈이다.
종건 관계자는 “2009년 측량 결과가 공사 당시 상황과 달랐고, 하천 중심 측량에서 오차 생겨 불가피하게 설계변경을 했다”며 “입찰 가격이 예정 가격보다 낮아 남은 예비비에서 추가 보상비와 공사비를 충당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공사는 6월 말 완공 예정이었지만 시공사가 협력업체에 대한 체불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
한의동·정민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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