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미국선녀벌레 박멸에 나선다

산림과 농작물을 고사시키는 미국선녀벌레가 경기도 전역에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본보 3일 자 7면) 경기도가 예비비를 투입해 긴급 방제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선녀벌레 등 돌발해충 방제에 도비가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4~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8℃가량 높은데다 6월의 강수량 또한 3분의 1 수준으로 부화기 및 약충기 생육환경이 알맞아 미국선녀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재 미국선녀벌레는 안산지역의 산림 1천986㏊와 농경지 827㏊(7월18일 기준)에서 발생하는 등 도내 23개 지자체에서 6천198㏊에 걸쳐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 중 2천686ha에는 발생 작물의 어린 가지 중 50%가량에 미국선녀벌레가 달라붙어 피해를 입히고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도내 주요 작목인 배, 포도, 인삼, 콩 등은 20~30%에 달하는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도는 예비비 12억 원을 투입해 다음 달 중순까지 피해가 우려되는 19개 시ㆍ군 농경지 2천686ha에 총 3회에 걸쳐 방제할 계획이다.

 

도는 미국선녀벌레 성충이 산림과 농경지를 오가며 피해를 입히는 만큼 시ㆍ군과 공조해 산란 전에 산림, 농경지를 공동 방제한다는 계획이다. 또 8월 수확기에 접어든 작물이나 친환경 농사를 짓는 지역에는 잔류농약 피해가 없도록 친환경 약제를 사용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올해 방제시기를 놓치면 내년에 폭발적으로 창궐할 수 있기 때문에 예비비를 투입해 긴급 방제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미국선녀벌레를 비롯해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등 돌발해충 피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경기도 농작물 병해충 예찰·방제단 구성 및 운영’조례를 제정해 방제 예산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작물의 즙액을 빨아먹고 다량의 왁스물질을 배출해 상품성과 생산량을 떨어뜨리는 외래해충인 미국선녀벌레는 도내에서 지난 2009년 첫 보고(수원)된 이후 현재 31개 모든 시ㆍ군에서 발견됐다.

 

총 발생면적은 농경지 23개 시ㆍ군 6천198ha를 비롯해 산림 31개 시ㆍ군 2천618ha이며 시ㆍ군별로는 안성이 1천687ha로 가장 넓고 김포(1천ha), 이천(790ha), 여주(695ha), 파주(695ha) 등이다.

구재원ㆍ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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