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빙하기… 채용 관문을 녹여라” 폭염을 잊은 청춘들

하반기 잇단 대기업 공채 앞두고 취준생들 토익·자소서 준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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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기업들의 하반기 공채를 앞두고 22일 수원시내 한 도서관에서 대학생 및 청년층 취업준비생들이 더위와 싸우며 자격증 취득 등을 준비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이번이 진짜 마지막입니다. 하반기 공채에는 꼭 합격할 겁니다”

 

22일 오전 수원 아주대학교에서 만난 K씨(26)는 2년 전 이 학교를 졸업했다. 이날은 아주대의 졸업식이 열린 날이지만, K씨는 여전히 책을 한 가득 담은 백팩을 메고 중앙도서관을 찾았다.

 

하반기 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토익 점수를 따기 위해서다. K씨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아침 학교 도서관에 ‘출석 도장’을 찍고 학원을 오가며 토익 공부로 하루를 보낸다. 

K씨는 “요새는 900점이 ‘기본’이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토익 점수가 높은 취업준비생들이 많아 토익에 대한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며 “이번 하반기 공채에 900점짜리 토익 점수를 제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주대 도서관에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있던 Y씨(25)도 답답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공대생은 ‘취업깡패’라는 말”이 다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공대생인 Y씨는 하반기 공채를 앞두고 자기소개서와 인·적성 시험, 면접을 동시에 진행하고 면접 스터디를 만들어서 여러 번 예행연습까지 할 정도로 취업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Y씨는 “이번 추석에도 예외 없이 취업 준비에 몰두할 예정”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M씨(27ㆍ경희대 재학)는 지난 상반기 인턴 채용 당시 여러 회사를 지원하며 좁은 취업문을 실감했다. 이번 하반기에는 반드시 취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취업 정보를 얻는 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취업은 ‘정보 싸움’이라는 얘기를 들을 뒤, 혹시라도 정보를 놓치게 될까 매일같이 취업 일정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를 들어가는 게 습관이 됐다.

 

오는 8월30일 현대차 그룹을 시작으로 9월1일 LG그룹에 이어 삼성그룹, SK그룹 등 하반기 공개 채용이 시작된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바늘구멍’ 취업문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취업 준비생들은 밤낮없이 취업 준비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더욱이 회사마다 요구하는 요건이 달라 취업 준비생들의 고충은 늘어만 가는 상황이다.

 

유세진 단국대 취업진로처 취업진로관은 “정량적 스펙보다 직무 관련 경험이나 인성 등을 중시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직무 교육을 받거나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하는 것이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어 취업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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