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결산(2)] 믿을 건 양궁·태권도뿐…전통적인 ‘효자종목’ 희비 엇갈려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한국의 전통적인 ‘효자종목’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양궁과 태권도가 선전하며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끌어 올린 반면, 기대했던 유도와 레슬링, 배드민턴 등은 ‘노골드’에 그치며 한국 선수단의 당초 목표였던 ‘10(금메달 10개)-10(종합10위)’ 달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양궁은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등 4개 전 종목을 석권하며 확실한 효자 종목임을 재입증했고, 태권도도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 등 출전한 5명 모두 메달을 획득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 3개와 2개를 따내며 ‘신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던 사격과 펜싱도 1개씩의 금맥을 캐며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4체급에서 세계랭킹 1위 선수를 보유한 유도는 최소 금메달 2개를 따낸다고 호언장담했으나 ‘노골드’(은 2,동 1개)의 수모를 당했고, 레슬링도 판정 논란이 있긴 했지만 8년 만에 다시 금메달을 1개도 따지 못했다. 배드민턴(동 1개)에서는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이용대(삼성전기)-유연성(수원시청)이 8강에서 탈락한 것을 비롯해 대다수 세부종목에서 4강 문턱을 넘지 못했으며, 탁구에서는 28년 만에 첫 ‘노메달’의 부진을 보였다.

 

비인기 종목의 올림픽 성적은 협회장의 재정 지원이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양궁의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32년간 후원을 지속해 재정적 뒷받침 속에 양궁이 효자 종목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반대로 레슬링은 연 10억원 씩을 지원하던 삼성이 손을 떼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그러나 지원이 좋다고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탁구는 회장사인 대한항공으로부터 연 10억원씩 남부럽지 않게 지원을 받아오고 있다. 또 대한유도회는 지난해 회장 출연금과 후원금 등 4억원을 끌어들였고, 대한배드민턴협회도 후원사와 용품업체로부터 연 12억원 가량의 후원을 받았지만 이번 대회 성적은 모두 기대 이하였다. 양질의 훈련을 위한 넉넉한 지원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선수들의 피땀 흘린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 비로소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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