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의식 결여… 맥 빠진 '더블U매치'

프로야구 최초의 수도권 더비 ‘더블U매치’가 지난 26일 수원 경기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SK 와이번스와 kt wiz가 내년 시즌에도 이 더블U매치를 계속 이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최초’라는 수식어처럼 시도 자체에 큰 박수를 보내는 팬들이 많다. 그만큼 양 구단의 열성적인 노력이 빛났다. 그러나 흥행 면에선 참패에 가까웠다. 진정한 라이벌로 거듭나기 위해서 두 구단이 꼭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SK와 kt는 같은 수도권 지역의 연고지, 통신회사가 모기업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지니고 있었다. 부족한 게 있다면 ‘티켓파워’였다. 이에 두 구단이 머리를 맞댔지만 팬들의 관심을 사진 못했다. 더블U매치 당일 관중 수가 시즌 평균 관중 수에 한참 못 미쳤다. SK는 11~12일 이틀간 평균 4천656명을 불러모으는데 그쳐 시즌 평균 1만1천333명에 비해 6천여명 떨어졌고, kt 역시 25~26일 4천559명으로 평균 관중수(8천860명)을 갈아먹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선수단의 라이벌 의식 결여가 가장 큰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SK·kt 선수에게 라이벌 의식은 없었다. 더블U매치를 그저 시즌 중 한 경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었다. 지난 11일 열린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대표선수로 참석한 김강민조차도 “이렇게 큰 행사인 줄 몰랐다”고 내뱉을 정도. 두 구단 사령탑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용희 SK 감독과 조범현 kt 감독은 더블U매치에 대해 “구단이 준비한 이벤트다”라는 무성의한 말로 일관했다.

 

라이벌 의식 없는 더비의 경기 내용은 역시나였다. ‘이 팀만은 반드시 이긴다’는 투지는 없었다. 그저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대로의 ‘순리’에 입각한 경기였다. 특별 유니폼을 입는다고 라이벌이 되는 것이 아니다. SK와 kt가 누구나 인정하는 라이벌이 되기 위해서는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단의 의식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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