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장군의 19대 후손이자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교 전 교수의 아들인 카멘 남 불가리아 국립 소피아대학 교수(본보 7월1일자 22면)가 오는 29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현재 불가리아 국립 소피아대학에서 지리학 및 국제안보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카멘 남(Kamen Nam·59)씨는 평생 냉전과 이산의 아픔 속에 살아왔다.
남 교수의 인생 스토리는 6·25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북한은 전쟁 중 다친 군인들을 요양과 교육 목적으로 여러 동유럽 공산국가로 보냈다. 남 교수의 아버지인 남승범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남 교수의 아버지는 5년간 불가리아 소피아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남 교수 어머니 예카테리나 씨를 만나 결혼한다. 이렇게 시작된 남 교수 가족의 행복은 길지 않았다.
아버지는 남 교수가 2살 때인 1959년 귀국명령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어머니는 주북한 불가리아대사관 비서직 근무를 지원, 남편과 눈물의 상봉을 했다. 그러나 남 교수는 북한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불가리아 외가에 홀로 남게 됐다. 부부의 평양 생활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처럼 기구한 현대사를 겪은 남 교수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초청으로 29일 한국을 처음 방문한다. 남 지사는 지난 5월 불가리아 출장길에서 현지 한국 공관으로부터 남 교수의 사연을 듣고 초청하게 됐다.
남 교수는 방한 첫날 인천공항에서 한국에 사는 이복 여동생과 상봉할 예정이다. 이어 화성시 비봉면에 있는 남이 장군 묘를 참배한다. 남 교수는 남이(1441∼1468) 장군의 19대 후손이다. 30일 오전에는 경기도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리학자가 본 불가리아 발칸 비경과 한국으로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냉전의 산물인 DMZ도 방문한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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