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는 지난 한 주 그토록 바랐던 ‘선발투수 야구’를 했다.
라이언 피어밴드-정성곤-트래비스 밴와트-조쉬 로위-주권이 약속이라도 한듯 쾌투를 펼쳤다. 특히, 지난 24일 사직 롯데전부터는 팀 창단 최초로 선발 투수가 4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주 kt 선발진의 평균 게임 스코어(Game Score·GS)는 67.2로 10개 구단 가운데 단연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GS는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지표다. 승패를 떠나 선발 투수가 얼마나 잘 던졌는지 알려준다. GS는 50점에서 시작해 투수가 좋은 결과를 내면 점수를 더하고, 나쁜 결과를 내면 빼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고점은 141점이고, 현실적으로는 114점이 최고점이다. 이 기록을 보면 지난 한 주동안 kt 선발 마운드가 얼마나 견고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kt는 후반기 시작일인 7월19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올 시즌 최악의 부침을 겪었다. 28경기에서 9승19패에 그쳤다. 승률은 0.321로 자연스레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kt 선발진의 평균 GS 역시 37.1로 10개 구단 가운데 꼴찌였다. 선발투수가 무너지니 좋은 성적이 나올리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24일부터 kt의 선발진은 180도 달라졌다. 시작은 피어밴드였다. 피어밴드는 이날 6.2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며 1실점으로 팀의 5대2 승리를 이끌었다. GS는 72.2. 이튿날에는 91일 만에 선발 등판한 좌완 정성곤이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GS는 76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치였다. kt는 이후에도 밴와트와 로위, 주권이 차례로 GS 55을 넘겨 찍었다. 성적도 2승1패로 좋았다.
kt는 30일 수원 NC전에서 선발 등판한 피어밴드가 6이닝 8피안타(2피홈런) 4실점으로 패전을 안으면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팀 타율 0.291로 리그 2위를 달리는 NC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kt는 31일 현재 44승2무69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9위 삼성과도 승차가 6.5경기로 벌어져 사실상 탈꼴찌는 어려운 상황이다. 비록 2년 연속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할 처지에 놓인 kt지만, ‘아름다운 마무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 밑바탕은 선발 투수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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