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와 뚜레주르 등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 매장에 설치된 케이크 진열대(쇼케이스)가 죽은 벌레와 먼지, 곰팡이 등이 득실대는 위생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용인시청 위생과 단속반원과 용인시내 빵집을 둘러본 결과, 먹음직스럽게 케이크가 놓인 진열대와는 달리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진열대 하단부에서 죽은 벌레와 먼지, 곰팡이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케이크가 놓인 바닥 판 하나를 사이에 두고서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용인시 기흥구의 한 뚜레주르 매장에 시청 위생과 단속반원이 찾았다.
단속반원은 4단으로 구성된 진열대 가장 아랫줄에 놓인 케이크들을 잠시 옮겨놓고서 냉각 순환이 되는 구멍 옆에 설치된 바닥 판을 걷어올리자 도저히 믿기 어려운 모습이 펼쳐졌다.
진열대를 냉각시키는 팬 바로 옆에 빵 가구를 비롯한 각종 먼지가 곳곳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파리와 나방은 물론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충들이 죽은 채 방치돼 있었다. 게다가 이곳은 눅눅하기까지 해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상의 조건으로 보였다.
이 같은 진열장 하단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르바이트생은 매우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진열대 아랫부분이 이렇게 더러운 줄 몰랐다. 눈에 보이지 않아 그 부분까지는 미처 청소를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단속반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단속반원은 케이크가 놓인 진열대 구석구석을 물티슈로 닦아보았다. 다행히 물티슈에 묻어나오는 이물질은 없었다.
하지만, 진열대 구조상 하단부에 설치된 팬을 통해 냉각 순환을 하는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 같은 오염물질 때문인 각종 세균이 케이크에 옮아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어 단속반원은 인근 파리바게뜨 한 매장을 찾았다. 마찬가지로 맨 아래 설치된 바닥 판을 들어 올리자 설치된 배관 옆으로 진녹색 곰팡이와 묵은 먼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더러운 부분을 물티슈로 단 한 번 훔쳤을 뿐인데도 흰 물티슈는 새카맣게 변했다. 종잇조각부터 머리카락까지 다양한 오염물질이 묻어났다.
점주는 “매달 본사에서 위생점검을 나와도 진열대 아랫부분을 점검한 적은 없었다”며 “이제부터라도 수시로 청소를 하는 등 위생관리에 신경을 더 쓰겠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렇듯 개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매장을 제외한 대부분 제과점에 설치된 진열대 하단부의 위생 상태는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뚜레주르 본사 관계자는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에서 운영하다 보니 관리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앞으로 지적한 부분에 대해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리바게뜨 본사 측은 지난 1일 답변을 준다고 한 후 이날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는데다 연락도 닿지 않고 있다.
한편, 시는 관내 제과업체에 진열대 하단부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일괄 발송할 방침이다.
용인=강한수ㆍ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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