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활기 되찾은‘수원 못골종합시장’
올 여름 불볕더위 채솟값 폭등… 장보기 주부들 가격 저렴한 전통시장 몰려
사과·배·축산물가게 등 ‘북적북적’ 시장상인들 고객맞이 분주 모처럼 웃음꽃
올여름 유난히도 무더웠던 탓에 손님이 줄어 매출 하락을 감내해야 했던 도내 전통시장이 추석을 10여 일 앞두고 모처럼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불볕더위로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사려는 주부들과 성묘를 준비하는 손님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지난 2일 오후 1시께 수원 못골종합시장은 오랜만에 상인들의 웃음소리와 손님의 흥정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사과와 배 등을 판매하는 과일 가게에서는 차례상에 놓을 과일을 고르려는 손님들로 제법 북적였다.
아직 추석 대목 기간은 아니지만,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시장을 찾은 손님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임영란씨(31ㆍ여)는 “한 달 전 폭염이 이어졌을 때와 비교하면 (손님이)2배 이상은 증가한 것 같다”면서 “본 격적인 장을 보는 다음 주에는 손님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추석을 앞두고 폭등한 장바구니 가격도 주부들을 시장으로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불볕더위로 출하 물량이 부족해 채소 가격 등이 급등하자 비교적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전통시장으로 발길이 몰리고 있는 것.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추석을 2주 앞둔 지난달 31일 전국 17개 지역 전통시장 16개와 대형유통업체 25개소를 대상으로 차례상 차림 비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올해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전통시장 평균 22만4천21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월9일)보다 7.5%, 전주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형마트(31만7천573원)보다는 전통시장이 9만3천362원(29.3%)이나 저렴했다. 이날 채소를 사던 주부 박금희씨(56)는 “부추 가격이 한 달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식탁 물가가 너무 올라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사려고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대목을 앞두고 상인들도 매출 상승을 기대하며 분주하게 명절을 준비하고 있다. 생선가게에서는 조기 등 제수 물품을 본격적으로 수급하기 시작했고, 반찬가게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수원못골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태순씨(58ㆍ여)는 “추석을 앞두고 전 등을 사는 주부들이 부쩍 늘 것으로 보여 일손 부족을 메우고자 아르바이트생을 다섯 명이나 구하고 있다”면서 “여름에는 폭염으로 손님이 많이 찾지 않아 상인들이 너무나 힘들었는데, 이번 추석 대목에는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이 늘어나 여름의 부진을 제대로 씻어내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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