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왼손 투수 정대현(25)은 희망과 아쉬움을 함께 안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정대현은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1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을 허용하면서 2실점했다. kt가 2대4로 패하면서 정대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정대현에게 이날 경기는 23일 만에 선발 등판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선발 투수로 나선 건 지난달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당시 정대현은 1.2이닝 동안 9피안타(2피홈런) 9실점으로 부진했다. 7월9일 SK 와이번스전 이후 승리 없이 등판하는 경기마다 뭇매를 맞자 조범현 kt 감독은 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조 감독은 “정대현이 1군 무대에서 버티기 위해선 제구가 잡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3주 동안 2군에 머물며 제구를 가다듬은 정대현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직구는 물론 변화구 제구가 완벽했다.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가 스크라이크 존에 척척 들어갔다. 정대현은 빼어난 제구를 앞세워 1회부터 8회까지 단 1점만을 내줬다. 피안타도 4개에 불과했고, 볼넷 허용도 1개 뿐이었다. 프로 데뷔 후 단연 최고 역투였다.
하지만 투구 수가 100개가 넘어간 9회 구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8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제구 역시 급격히 흔들리면서 상대 타자의 먹잇감이 됐다. 결국 정대현은 9회 KIA 선두타자 이호신에게 좌전 2루타를 맞고, 다음타자인 서동욱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면서 교체됐다. 이어 등판한 고영표가 KIA 김주찬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그의 실점은 ‘2’로 늘었다.
정대현은 올 시즌을 끝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이날 경기는 사실상 입대 전 마지막 선발 시험대였다. 비록 승리를 따내진 못했지만, 이날 정대현의 투구는 다음을 기약하기에 충분했다. 정대현은 시즌 종료까지 3~4차례 더 선발 등판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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