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인천아트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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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에 근무하게 된 지도 어느새 6개월이 훌쩍 지났다.

 

인천아트플랫폼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예술창작공간이자 시민들에게 활짝 열린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전시장, 공연장, 작업실, 세미나실 등 쓰임새에 따라 유연하게 탈바꿈하는 이 공간은 시각예술과 공연분야 작가들, 평론가들이 함께 거주하면서 서로 다른 분야 작가들과 소통·협업하며 새로운 예술 장르를 실험하거나 심화시킬 창작 시간을 갖게끔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곳이다.

 

쉽게 얘기하면 예술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일정 기간 빌려주고, 여러 분야 예술가들이 함께 작업하며 서로 예술적 에너지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외국 작가들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석 달 동안 이곳 인천에 머무르며 작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창작의 영감을 얻어 가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다양한 장르와 세대의 작가들이 함께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비평가나 큐레이터를 1:1로 매칭해 작품 세계를 이론적으로 평가받을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입주 기간 작가들은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를 갖게 된다. 작가 간 교류는 물론이고,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 전혀 새로운 작업을 시도해보기도 한다.

 

특히 1년에 한 번 작업실을 개방하는 ‘오픈스튜디오’는 주목할 만하다.

올해 인천아트플랫폼 오픈스튜디오는 이번주 금요일인 23일부터 3일간 열린다. 오픈스튜디오는 인천아트플랫폼 뿐만 아니라 창작공간이라면 매우 공들여 준비하는 행사다.

 

작가가 입주 기간 만든 예술작품은 개인 창작물이기도 하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국부(國富)이자, 그 도시의 문화예술역량을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오픈스튜디오는 작가들이 자기 자신을 알리고 새로운 자극을 받는 한편, 시민들에게는 새로운 예술의 흐름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다.

 

10년 전 인천시가 구도심의 근대 건축물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은 인천아트플랫폼이라는 독특한 문화예술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역 내외 여러 전문가의 노력으로 인천아트플랫폼은 여전히 구도심을 문화로 재생하는 모범 사례로 회자된다. 

대한민국 건축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지금까지도 국내외 각지의 관계자들이 다녀가야 할 필수 코스로 꼽히고 있다. 시각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입주를 원하는 시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에서 인천아트플랫폼을 없애고 그 자리에 쇼핑몰이나 대형 음식점을 만들면 관광객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장기적으로 많은 사람이 인천을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와 콘텐츠다.

 

쇼핑만 하러 오는 관광객이 가득하다면, 문화도시 인천의 내일은 없을 것이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작가 지원이라는 본연의 목적 외에도 더 많은 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주말 아트마켓(만국시장), 예술영화 상영, 미디어파사드 등의 다양한 시도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이 인천의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때까지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최병국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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