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안 나와 씻지도 못하는데”…주민 불편 외면하는 수원시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선 뒤로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머리도 감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원시 오목천동에 사는 Y씨(50)는 올해 초부터 집에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아 회사에서 씻는 게 일상이 됐다. 지난해까지 잘 나오던 수돗물이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점점 나오지 않게 돼서다. 조금씩 나오던 수돗물은 최근 들어 변기물을 내리거나 세탁기를 가동하면 그마저도 나오지 않는다. Y씨는 “내 집에서 씻지도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집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문제가 심각해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원시상수도사업소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점검하고 있다’는 말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서희스타힐스 아파트 신축 이후 인근 다세대 주택 10여 가구와 음식점 등에서 수돗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수돗물 문제로 아파트 신축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으나 수원시는 수개월째 원인도 파악하지 못한 채 ‘점검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수원시상수도사업소와 서희스타힐스 인근 오목천동 주민 등에 따르면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서희스타힐스는 총 13개동 844가구 규모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돼 현재 약 98%(830가구 입주)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가 준공된 이후 올해 초부터 아침과 저녁 시간에 이 일대에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주민 S씨(68)는 “수돗물 사용량이 급증하면 수압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수원시상수도사업소에서 이런 사태를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불편과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상수도사업소는 수개월째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서희스타힐스의 입주자가 늘면서 수도 수요량이 순간적으로 많아져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율전배수지(1일 배수량 3만5천t)에서 오목천동으로 수돗물이 공급되는 배수관의 제수변(수량을 조절하는 벨브) 일부가 닫혀 있을 가능성 등 변수가 워낙 많아 원인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이른 시일 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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