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약 남용 OECD 상위권
지난해 약 바로쓰기 운동본부 발족
학교 등 순회하며 의약품 교육 앞장
과천시 약사회 정재은 회장은 우리나라 약 남용은 OECD 국가 중 매우 높은 편에 속하고, 특히 노인층의 약 복용량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오남용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가 약간의 열만 있어도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항생제를 처방하고, 청소년들은 밤샘 공부를 위해 잠을 쫓는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합니다. 또 어르신들은 여러 병원을 돌며 처방전을 받아 많은 양의 약을 먹습니다.” 정 회장은 이것이 우리나라의 약 복용실태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의 항생제 오남용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편으로,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로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에는 ‘슈퍼 박테리아’로 인해 연 1천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암보다 사망률이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약의 오남용 피해를 줄이고자 지난해 ‘약 바로쓰기 운동본부’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약을 바로쓰기 위해서는 약에 대한 기본 상식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첫 번째 사업이 바로 약에 대한 교육이다.
과천약사회는 초·중·고교와 경로당을 순회하면서 약에 대한 정보와 부작용 등 의약품 안전사용 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금연교육까지 병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약사가 약의 오남용과 부작용에 대해 교육을 하니까, 일부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약사에게 항생제 내성과 중독 등 약에 대한 부작용은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정 회장은 약 바로쓰기 운동과 함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약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과천약사회는 올해 ‘깔창 생리대’ 사건을 접하고 300만 원 상당의 생리대를 구입해 과천지역 초·중·고교에 전달했고, 메르스 사태 때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무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명절 사랑의 송편 만들기, 구세군 양로원 봉사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과천약사회는 회원은 40여 명에 불과하지만, 홀로 외로워하고, 힘들고 아픈 이웃을 위해 비타민 같은 숨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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