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저리로 중소기업대출 자금을 지원받고서도 일정 비율 이상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도록 권장한 ‘중소기업 대출비율 제도’를 사실상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탓에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으로부터 0.7%의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받아놓고 중소기업 대출은 제대로 하지 않아 이익만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광명을)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으로 시중은행 6곳(하나ㆍ외환 전산통합 전 기준) 모두 ‘중소기업대출비율제도’를 준수하지 않았다.
중소기업대출비율제도는 한국은행으로부터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받은 시중은행이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빌려줘 대출을 지원하도록 권장하는 제도다. 원화금융자금대출 증가액 대비 중소기업 대출액 비중은 시중은행은 45% 이상, 지방은행은 60% 이상이다.
하지만, 올 3월 말 기준 6개 시중은행은 6곳 모두, 6개 지방은행은 5곳이 대출비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44.9%), SC제일은행(?34.9%), 우리은행(-23.8%), 외환은행(-5.4%), 씨티은행(11.2%), 국민은행(43.9%) 등 시중은행 모두 준수비율(45%)을 지키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의 중기대출비율을 높이려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증액하고 대출금리도 인하해 주고 있다.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지난 2012년 9조 원에서 올해 7월 25조 원까지 늘렸으며 같은 기간 금리도 1.25%에서 0.75%로 크게 낮췄지만, 시중은행은 대출 비율을 높이지 않은 것이다.
이 의원은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으로부터 0.75%의 저리 자금을 공급받아 3%대의 고리로 중소기업에 대출해주고 있다”면서 “은행권이 중소기업대출비율제도를 준수하지 않은 것은 과실만 따 먹는 형태인 만큼, 한국은행은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시중은행이 중기대출비율을 반드시 준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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