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나 전공을 고르는 것부터 심지어는 점심메뉴를 고르는 것까지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리고 항상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믿지만 실패를 겪기도 하며, 그럴 때마다 후회가 동반되기도 한다.
<생각의 역습: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위한 심리학>(새로운 제안 刊)에 따르면, 일상 생활에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건 우리 안에 내재된 본능이 무의식적으로 개입해 판단을 흐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본능이란 개인의 주관적인 직관, 감정, 혹은 기억 등이다. 책은 우리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착각과 오류를 직관ㆍ추정ㆍ감정ㆍ확신ㆍ선택ㆍ소유ㆍ비교ㆍ기억ㆍ상황ㆍ관계 등 10가지의 요인으로 나누고 각각의 요인들로 총 10장에 이르는 테마를 구성했다. 특히 하버드, MIT, 시카고 대학 등 세계 유수 대학의 석학들이 내놓은 연구결과 및 실험들을 근거로 해 신빙성을 높였다.
예로 미국 시카고 대학이 2009년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감정적으로 더 밝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원본, 원본보다 밝은 사진, 원본보다 어둡게 조작한 사진 3가지를 학생들에게 제시하면서 대통령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이때 진보적인 성향의 학생들은 원본보다 밝은 사진을, 보수성향의 학생들은 어두운 사진을 골랐다. ‘감정’이라는 요인이 시각적 왜곡을 생성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왜곡에서 벗어날 방도는 없는 걸까. 책은 요인에 대한 지적에만 머물지 않고,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알려준다. 판단을 잠시 유보하고 명확한 수치나 통계를 비교해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가령 100만 원을 한꺼번에 받는 복권과 5만 원을 20개월간 받는 복권 중에서 사람들은 한꺼번에 받는 목돈은 저축하지만 소액을 나눠받는 푼돈은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곧바로 지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총 금액은 둘 다 동일하다. 이런 수치 계산이 선행된다면 즉흥적이지 않고 계획적인 소비 생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인 최승호씨는 PR, 커뮤니케이션, 행동 심리 등을 연구하고 있는 이 분야의 전문가다. 모 주간지에 2014년부터 연재 중인 자신의 칼럼에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232쪽에 걸친 단행본으로 재탄생시켰다. 값 1만 3천 원
권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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