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여성 시장의 구도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 스페인의 수도 바르셀로나, 체코의 수도 프라하,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 이어 마침내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성 시장들은 그동안 각 도시에서 이루어지던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자생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제 환경을 개편시키고 지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생활밀착형 공약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환경을 하나의 경제활동으로 보고, 이를 발전시키려는 친환경 정책 등 비슷한 내용을 내세우고 있다.
이렇게 유럽은 각국 수도에서 여성이 보다 더 정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중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지역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최초의 여성 시장이 된 아다 콜라우는 유럽 금융위기 이후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분노하라’ 시위를 주도한 시민운동가로서, 기성정당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풀뿌리 시민정당에 합류하여 강렬한 연설을 펼쳐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되었다.
이 강렬한 연설은 “우리는 누구냐”고 시민들에게 묻고 답하는 연설로, 평범한 시민들의 소중한 바람을 담은 연설이라고 한다. 이 연설에서는 자영업자에 대해서 “영세한 지역 산업과 유서 깊은 가게들, 사회적경제와 공유경제를 구축해 새로운 미래 경제의 탄생을 촉진시키는 사람들”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협동조합들’에 대하여 “바르셀로나에서 자신들이 취한 막대한 이익을 조세 피난처로 훔쳐가 버리는 다국적 기업의 투기적이고 파괴적이며 약탈적인 경제에 맞서 지속가능한 경제를 엮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연설을 토대로 아다 콜라우 시장은 ‘자영업과 사회적경제와 공유경제’, 그리고 다국적 기업에 맞선 ‘협동조합’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경제를 구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확대 해석하였다고 들릴지도 모르지만 콜라우 시장의 연설을 통해 본 사회적경제의 함의를 한국 사회적경제에 대한 대안으로도 정리해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지역에 영세한 지역산업, 지역에서 공동체들과 소통하고, 지역의 미래유산 같은 유서 깊은 가게 등 지역에 뿌리를 내린 사회적경제이다. 또한 협동조합을 통한 다국적 기업의 투기적, 파괴적, 약탈적 경제에 맞서는 사회적경제가 갖는 함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은 ‘우리는 누구냐’의 주인공인 지역에 살아가는 지역민이자 동시에 노동자,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여성 등이 주체가 되어 세계화에 대항하는 공간으로 ‘지역’이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한국적 사회적경제’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지역에 뿌리를 내린 사회적경제, 나아가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가는 사회적경제를 대안으로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
남승균 인천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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