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탈선 사고 복구 훈련으로 조작

인천교통공사 고의적 은폐
市 자체감사 착수 징계 검토

인천교통공사가 지난 8월 발생한 인천지하철 2호선 차량 탈선 사고를 복구 훈련으로 가장해 고의적으로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인천교통공사는 인천시와 국토교통부에 탈선 사고가 아닌 복구 훈련으로 허위보고까지 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은 6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각 지방고용노동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7일 인천지하철 2호선 운연기지에서 발생된 열차 탈선은 ‘훈련으로 둔갑한 명백한 사고’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입수, 공개한 인천교통공사 폐쇄회로(CC) TV 영상에는 사고 당일 오후 9시30분께 인천지하철 2호선 운연역 차량기지 선로에서 전동차가 탈선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광호 인천교통공사 경영본부장(당시 사장 권한대행)과 조신구 기술본부장은 사고 발생 다음날인 8월8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미리 계획한 모의훈련을 탈선사고로 오인해 빚어진 해프닝”이며 “실제 상황 대비 역량을 키우기 위해 예고 없이 불시에 훈련을 한 것”이라고 거짓 해명했다. 

이어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훈련 대상 전동차를 일정 간격으로 틀어놓아 탈선한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이라며 “현장 투입 인력에 미리 얘기하지 않아 실제 상황으로 오인한 직원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더욱이 이들은 훈련결과보고서까지 작성해 인천시와 국토부에 허위로 보고까지 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거짓으로 밝혀지자, 이 본부장 등은 이날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은폐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다. 조신구 본부장은 “관제실에서 전동차가 전부 지나간 것으로 알고 선로를 잘못 조작해 탈선사고가 발생했고, 그 자리에서 긴급복구훈련으로 전환ㆍ실시했다”며 사고 은폐 사실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자체감사에 착수, 관련자에 대한 최고 수준의 징계를 예고했다. 시 관계자는 “탈선사고를 은폐한 이번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며 “관련자에 대한 최고 수위의 징계까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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