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오산독산성 전국하프마라톤대회 남자 4.8㎞ 건강달리기에서 가장 먼저 골인한 조준희(51·안산거북이마라톤클럽)씨는 우승자답지 않은 표정이었다. 거친 숨소리 하나 없이 덤덤했다. 심지어 여유마저 묻어나고 있었다.
조씨는 이날 출발과 동시에 선두로 치고 나고 시종일관 경쟁자 하나 없는 독주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골인 후 한참 동안 2위 김문호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레이스를 마친 뒤 조씨는 “5㎞는 1년 만의 출전이다”라며 “오랜만에 기록 측정을 위해 참가하게 됐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했다”고 했다. 그는 “평소 연습대로 달렸는데 기록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며 웃었다.
조씨는 지난 2003년 지인들의 권유로 마라톤에 입문했다. “원래 수영을 했어요. 그런데 수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마라톤을 같이하자고 권하더군요. 해 본 적이 없어 몇 번을 거절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하프코스 참가 신청을 해놨더라고요. 첫 대회였는데 제가 일행 중 가장 먼저 골인했고, 이후 자신감이 생겨 계속 마라톤을 즐기게 됐어요.”
마라톤 경력 16년 차에 접어든 조씨는 현재 일주일에 4번 이상 훈련에 임하는 ‘열혈’ 마라토너로 통한다. 그는 “지금은 마라톤 없는 삶을 상상할 수도 없다”며 “뛰지 않으면 몸에 좀이 쑤신다. 현재 동호회 모임이 없는 날이면 혼자 안산 와 스타디움에 나가 뛰곤 하는데 이게 마라톤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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