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딸 시신훼손 태연히 재연… 악마 양부모

경찰, 포천 금주산 자락서 현장검증
양모는 망보고 양부는 사체 불태우고
아파트 주민들 부부 등장에 충격·경악

양부모가 6살 입양 딸을 살해한 뒤 거짓 실종신고(본보 3·4·5·6일자 7면)한 사건과 관련, 양부는 나뭇가지를 모아 딸의 시신을 태우고 양모는 야산 초입 주차장에서 망을 보는 등 치밀한 계획에 의한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정오께 경기도 포천시 금주산의 한 약수터 앞에서 양부 A씨(47)와 양모 B씨(30), 공범 C씨(19·여)를 대상으로 입양 딸의 시신을 훼손하는 상황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했다. 이 약수터 앞은 이들이 D양(6)의 시신을 태우고 유기한 장소다.

 

이날 A씨가 D양 시신을 대체한 마네킹을 어깨에 들쳐 매고 훼손 현장으로 이동했고, 이어 공범 C씨가 뒤를 따라 산에 올라갔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산을 오르면서도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양모 B씨는 등산로 초입에 있는 주차장에서 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C씨는 등산로 초입에서 약 10분 걸어 올라가 시신을 불태운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산 계곡으로 들어가 움푹 들어간 곳에 마네킹을 올려뒀다. 경찰이 여기서 어떻게 시신을 불태웠느냐고 질문하자 A씨는 “나뭇가지를 모아서”라고 짧게 대답했고, C씨는 “(시신이 불에 탈 동안) 옆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사전답사를 왔을 때 미리 시신을 태우기 위한 나뭇가지를 모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오전 11시께 D양이 잔혹한 학대를 받아 숨진 포천시 한 아파트에서도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이들은 약 30분 동안 집 안에서 D양을 파리채 등으로 때린 후 테이프로 묶고 학대하는 과정과, D양의 시신을 담요에 싸서 차에 싣는 것까지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경찰 승합차를 타고 현장에 등장하자 당시 현장에 모여 있던 주민 100여명 사이에서 야유와 고함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파리채로 때리고, 테이프로 몸을 묶는 등 D양을 학대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하는 상황을 비교적 담담하게 재연했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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