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막 사흘전 김갑제 감독 심근경색 사망
“비록 故 김갑제 감독님 영전에 금메달을 받치지 못해 아쉽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했던 만큼 후회는 없습니다.”
11일 제97회 전국체육대회 배구 남자 일반부 준결승전이 열린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체육관에는 검은색 ‘근조(謹弔)’ 리본을 달고 대회에 임한 화성시청 선수들의 놀라운 투지가 눈길을 끌었다.
화성시청 팀은 전국체전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둔 지난 4일 대한배구협회 이사회를 마친 후 서울 올림픽 파크텔 로비에서 갑자기 쓰러져 유명을 달리한 김갑제(58) 감독의 명복을 기원하면서 근조 리본을 달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목표로 훈련해온 화성시청의 코치진과 선수들은 김 감독의 갑작스런 비보를 접하고 망연자실했다. 평소 자상하고 인자하게 팀을 이끌어 아버지와도 같았던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모두가 넋을 잃었다.
이들은 전국체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체육관을 잠시 비운 채 스승의 빈소를 밤낮으로 지키며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김 감독의 발인을 지켜본 선수들은 너나 할것 없이 여느때 보다도 최선을 다해 대회에 임하자고 결의했고, 금메달을 획득해 김 감독의 영전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날 화성시청은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최강’ 국군체육부대(전북)를 상대로 눈부신 선전을 펼치며 풀 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기량 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임태복 코치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져 코치진은 물론 선수 모두가 혼란스러웠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대회에 임했다”라며 “곧바로 감독님이 계신 화성시 추모공원에 들려 인사를 올리겠다. 화성시청은 앞으로도 감독님이 쌓아온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명문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장 김호준은 “선수 모두가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웠지만 감독님께 도리를 다하기 위해 어느 대회보다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다음 대회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해 감독님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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