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사동 주상복합 신축현장 가보니… “못 살겠네” 주민 속터지는 공사장 발파

소음·진동에 3개월째 고통 인근 주민들 정상생활 불가
우울증·스트레스로 이사도 시공사 “계측기로 관리 최선”

“공사장 진동과 소음 탓에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아이들은 ‘이사 가자’고 조르는데 막막할 따름입니다”

 

안산시 상록구에 사는 주부 A씨(41)는 지난 6월부터 집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서 진행되는 주상복합 신축공사로 일상이 엉망이 됐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공사장 소음 탓에 A씨는 3개월 동안 창문을 열지 못하는데다 ‘윗집에서 농구공을 튕기는 듯한’ 울림에 조그만 소리에도 화를 내기 일쑤다. 

A씨는 “하루 6시간 이상 울리는 소음과 진동에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면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첫째 아이는 이사를 가자고 조른다”며 “25개월 된 아기는 심지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임산부 B씨(37)는 다음 주에 출산 예정일이지만 공사 소음으로 집에 있을 수가 없다. 이른 오전 집을 나선 B씨는 공사가 끝날 무렵인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돌아온다. 그녀도 3개월가량 이 같은 생활을 반복하면서 내년까지 이어질 공사에 걱정이 태산이다. B씨는 “혹시나 스트레스로 아이가 잘못될까 일부러 집을 비운다”며 “아이를 출산한 이후가 더 걱정”이라고 답답해했다.

 

수년 동안 이곳에 거주한 주부 C씨(39)는 공사장 소음으로 지난달 결국 이사를 했다. C씨는 “지속되는 공사 소음 피해로 인해 생활도 안 되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결국 불가피하게 이사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일부 주민들은 공사장 소음과 진동으로 아예 병원에 입원했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까지 호소하는 실정이다.

 

17일 대림산업㈜와 안산 상록구청 등에 따르면 안산시 상록구 사동 주상복합 신축공사(대지면적 7천22㎡)는 지난 6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19년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총 4개 동으로 조성되는 이 주상복합에는 총 57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다세대주택 옆 공사현장에서 암반을 깨기 위한 발파작업과 소음으로 50여 가구(추산)의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온종일 공사장에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면서 현재 시공사인 대림산업㈜는 관할 당국으로부터 과태료까지 부과 받았지만 별다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록구청 관계자는 “주민들 그리고 시공사 측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주민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공사장 인근에 발파시간과 소음지수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계측기를 설치하는 등 현장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구재원·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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