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대상 수원 이의고등학교 ‘우리랑 요리랑’

이영숙 영양교사, 조현수·김용민군
기존 조리법 탈피, 학생들 입맛 맞춰
퓨전요리 ‘나물버거스테이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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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수원 광교호수공원 내 마당극장에서 열린 ‘제2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한 ‘우리랑 요리랑’팀. 김시범기자
“아이들에게 맛있고 영양가 만점의 급식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지난 15일 성황리에 개최된 ‘제2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의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수원 이의고등학교 ‘우리랑 요리랑’ 팀은 그날의 감동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의고 우리랑 요리랑 팀은 지난 제1회 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한데 이어 올해는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영숙 영양교사와 교내 요리동아리에서 활약 중인 조현수군(19)과 김용민군(18)으로 구성됐다.

 

우리랑 요리랑 팀은 자신들을 대상으로 이끈 것은 바로 ‘나물버거스테이크’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고사리와 도라지, 우엉 등 여러 가지 나물을 잘게 다져 고기패티와 함께 빵 속에 집어넣은 퓨전 요리다. 레시피 오디션 당시 이 메뉴는 평소 익숙한 음식재료를 활용해 맛과 영양이 고루 담긴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이 메뉴는 학교 급식실에서 나물이 많이 버려지는 것을 본 이 교사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나물을 먹일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만들어지게 됐다. 주로 학교에서 나물은 비빔밥으로 제공되는데, 그때마다 학생들은 나물없이 고추장에 밥만 비벼먹는가 하면 아예 밥을 먹지 않고 군것질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교사는 마치 어린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꼭꼭 숨겨 몰래 먹이는 것처럼 나물을 잘게 다져 좋아하는 햄버거 속에 넣었고 달콤한 특제소스까지 더하니 학생들의 입맛에 딱 맞는 메뉴가 탄생했다. 학생들의 건강과 입맛에 딱 맞는 레시피를 개발한 것이다.

 

이 교사는 “나물버거스테이크는 “평범한 조리법에서 탈피해 학생들의 기호에 맞게 만들어 낸 것”이라며 “급식에서 한번 선보였더니 아이들이 너무나도 좋아해서 대회 주메뉴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다소 토속적인 음식으로 선호도가 낮은 콩비지찌개에 돼지고기 대신 학생들이 좋아하는 골뱅이를 추가한 ‘골뱅이콩비지찌개’와 대표 편식 메뉴인 버섯을 이용한 ‘표고버섯 참치치즈구이’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이번 대회는 요리사를 꿈꾸는 조현수군과 김용민군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김 군은 요리사라는 진로에 대해 갈팡질팡하고 있던 와중에 대회가 자신의 미래를 확고히 결정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군은 “요리사가 정말 내 꿈일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진로를 확실히 정할 수 있다”면서 “전문교육을 위해 일본유학을 떠날까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개의 조리사 자격증을 소지하는 등 성인 못지않은 실력을 보유한 조 군도 “이번 수상이 앞으로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자만하지 않고 훌륭한 요리사가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맛있고 멋있고 신나는 학교밥상’이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된 ‘제2회 친환경 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은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농림진흥재단ㆍ경기일보가 주관, 경기도교육청ㆍ경기도영양교사협의회ㆍ국민식생활교육 경기네트워크 후원으로 진행됐다.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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