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10월, 가평이 ‘문화하다’

-문화 일구는 계절-

10월은 오곡이 무르익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땅과 사람이 일궈낸 가을의 빛깔은 그 땀방울만큼 아름답기 마련이다. 풍요로운 마음은 덤이다.

 

가평의 10월은 농사뿐만 아니라 문화를 일구는 계절이기도 하다. ‘문화(culture)’라는 용어의 태생 자체도 경작(耕作)이나 재배(栽培)에 있다. 라틴어 ‘cultura’에서 파생된 이 단어에는 각 지역에서 잉태해낸 지역 고유의 생태적 사회적 산물이라는 특징이 담겨있다.

 

문화는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구조이자 주민들이 여러 세대에 걸쳐 학습하고 누적된 선별된 진화다. 그런 의미에서 가평의 10월은 그야말로 ‘문화하는’ 계절이다.

 

10월 첫 주 가평을 뜨겁게 달궜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오랜 기간 누적되고 선별된 축제 문화, 그리고 공연 문화를 드러내는 정점이다. 닐 암스트롱은 1969년 달 표명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 순간 잊지 못할 명언을 남긴 바 있다. “이것은 한 인간에게는 하나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하나의 거대한 도약이다.”

 

달 탐사가 우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히는 시초가 된 것처럼 방치됐던 ‘자라섬’에서 시도된 이 축제의 시작은 섬의 새로운 발견이자, 야외공연 문화를 열어가는 시발점이 되었다.

 

소풍처럼 즐기는 자라섬의 축제 문화는 매해 더 견고하게 다져져 가평의 든든한 문화의 지원군이 되고 있다. 올해 축제 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둘째 날’엔 엄청난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자라섬은 매몰차게 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보여주는 열정적인 모습은 뮤지션들조차 놀라게 했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이 축제는 얄궂은 날씨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가치 있는 문화의 산물이 됐다.

 

문화는 늘 과거에 현재의 활동이 더해지기 마련이다.

 

지난 15일 가평역에서 펼쳐진 ‘어설픈연극제 까르네발레 가평’을 통해 가평은 또 다른 문화융성을 위한 또 한걸음 내딛었다. 143년 전통의 비아레조 축제를 토착화시킨 거대인형 퍼레이드는 지역주민들이 동화되어 만들어 가는 축제의 새로운 방향성을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스포츠 투어리즘’ 역시 가평의 지역경제의 큰 힘이 될 또 하나의 문화로 이끌어가고 있다. 자라섬 내 야외물놀이장과 수상클럽하우스 개장, 북한강 수상스포츠 체험지구 조성, 그리고 밀리터리 테마공원, 그리고 체육시설 인프라를 이용한 도 및 전국대회 유치 등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가평의 생태적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선택되어진, 그리고 가평주민도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다. 10월 가평은 문화가 한층 농익어 가는 계절이다.

 

김성기 가평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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